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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까지 가세…'암살 배후' 빈살만 면죄부 준 美에 "위험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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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동맹국 지도자 제재 전례 없어"
유엔 "반인권적 행위에 책임 묻지 않는 나쁜 선례 남겨"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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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제재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UN을 비롯한 각계각층에서 비판이 쏟아지면서 바이든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빈 살만 왕세자를 제재할 권한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미국과 동맹 관계인 국가의 지도자를 직접 제재한 전례는 없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사우디 정부의 인권 탄압 문제에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며 "이 같은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사우디 측과 현재 긴밀하게 소통 중"이라고 답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현재 카슈끄지에 대한 암살 행위와 관련, 구조적인 문제들을 분석중"이라며 "추후 사우디내 반인도적 행위를 방지하는 데에 정책적 역량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우디 왕실의 정예부대인 신속개입군을 해체하고 반체제 운동가 탄압 활동을 중단하는 등의 제도적 개혁을 사우디 측에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6일 카슈끄지 암살에 빈 살만 왕세자가 개입했다는 내용의 미 국가정보국(DNI) 보고서가 공개됐다. 보고서 공개 직후 미 국무부는 76명의 사우디인을 대상으로 비자 발급 제한 등의 제재 조치를 시행했다.


하지만, 빈 살만 왕세자는 제재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이전부터 빈 살만 왕세자에게 카슈끄지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그를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입장과 상반된 모습이다. 왕세자를 직접 제재할 경우 중동의 중요한 미국 우방국인 사우디와의 외교 관계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어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미국내 각계각층에서 비판적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밥 메넨데즈 미 상원 외교위 위원장은 "빈 살만을 제재하지 않는다면 이는 세계 각국의 독재자들에게 반인도적 행위를 사실상 용인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비판했으며 애덤 쉬프 미 하원 정보위 위원장 역시 "암살 명령을 지시한 핵심 주동자를 제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뉴요커는 "바이든 대통령이 스스로 약속한 인권 수호라는 가치를 외면했다"며 "수많은 인권 단체와 외교 전문가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또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사실상 살인자를 풀어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엔도 미 정부에 대한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유엔의 카슈끄지 사건 조사팀을 이끌었던 아그네스 칼라마드 유엔 인권감독관은 이날 "(바이든 행정부의 조치는) 매우 위험한 결정"이라며 "국가 지도자가 반인권적 행위를 저질러도 이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됐다"고 비판했다.


한편 미 정보당국이 카슈끄지 암살에 사우디 왕세자가 지시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보고서를 공개한 것에 대해 사우디 측은 "(왕세자에게 책임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다"며 반발했다. 이날 유엔 주재 사우디 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해당 보고서에는 오직 의혹 제기만 있다"며 "빈 살만 왕세자는 이미 이 사건과 관련한 당사자들을 모두 처벌했다"고 밝혔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해 카슈끄지 암살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지시하고 해당 사건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8명의 사우디 인사를 구속한 바 있다.


앞서 사우디의 대표적 반정부 언론인이자 빈 살만 왕세자를 지속적으로 비판했던 카슈끄지는 2018년 10월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갔다가 살해됐다. 이후 국제사회에서는 빈 살만 왕세자를 살해 배후로 지목했지만, 사우디 정부는 이를 강하게 부인해왔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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