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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바위 풀’ 모자반에 인생 건 어느 교수

최종수정 2020.07.14 10:23 기사입력 2020.07.1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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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대 김형락 교수, 모자반에서 기능성 화장품 원료 개발·상품화
모자반 SCI급 논문만 25편 … ‘미백·주름 개선’ 탁월한 물질 개발

모자반 연구의 대가 부경대 김형락 교수.

모자반 연구의 대가 부경대 김형락 교수.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겨울철 별미로 갯바위에 붙어 길이가 1~3m 이상 자라는 해조류인 ‘모자반’에 빠진 한 교수가 있다. 모자반에 대한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논문만 25편을 발표하더니 어느새 별칭이 ‘모(자반) 교수’가 됐다.


이 ‘모 교수’가 큰열매모자반에서 피부 미백 효과와 주름 개선 효과가 탁월한 기능성 물질을 상용화해 학계에선 또 화제를 낳고 있다.

부경대 김형락 교수(63세·식품영양학과)의 이야기다. 김 교수는 14일 우리나라 연안에 많이 자생하는 큰열매모자반이 만드는 2차 대사산물인 사가하이드로퀴노익산 및 사가퀴노익산을 유효성분으로 하는 메로터피노이드(MES)의 농축기술을 개발하고 안정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단일물질에서 복합기능성(미백, 주름개선)을 지닌 소재개발은 MES가 첫 사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세포 배양실험을 통해 MES 성분이 피부에서 멜라닌색소 생성을 개선시켜 피부 미백효과를 나타내고, 주름 형성에 관여하는 각질세포 안의 단백질 생성을 억제시켜 주름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1978년 일본 학자가 모자반에서 MES를 발견한 적은 있으나 이 성분이 체내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분자생물학적으로 규명한 것은 김 교수가 처음이다.

분자영양학이 전공인 김 교수는 모자반 생리활성 연구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2010년부터는 5년 동안 국립수산과학원 지원으로 국내에 서식하는 모자반 28종 중 12종에 대한 생리활성 연구로 SCI 논문 25편을 발표했다.

큰열매모자반.

큰열매모자반.



2015년부터 5년 동안은 해양수산부 해양수산특정과제로 큰열매모자반 연구에만 몰입, 큰열매모자반의 미백 및 주름개선 효과를 포함하여 13개의 특허를 등록했다.


김 교수는 2015년 MES 미백 및 주름개선 효능에 대한 첫 특허등록 후 2018년 3월 ‘파이힐(주)(PHYHEAL)’라는 이름의 회사를 차려 2019년 8월부터 MES를 나노에멀젼 ‘SargaX’라는 제품명으로 상품화했다. 이 회사는 벤처기업으로 등록됐으며 중기청의 U-TECH VALLEY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이 에멀젼은 피부 흡수가 뛰어나다는 것이 장점”이라면서 “이 작은 선물이 코로나19로 주름진 사람들의 마음까지 활짝 펴주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피부 문제로 고생하는 부경대 교직원들에게 한시적으로 시제품을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부경대 사람들은 ‘모 교수’ 때문에 모두 하얗고 탄력 있는 피부를 가질 듯하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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