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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연구실 밖 정치경제학이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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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경제학을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관련 경제법에 신경을 안 쓰는 경향이 있다. 정치 성향에 따라서만 경제법이 나오는 것 같다"


"미국ㆍ유럽의 웬만한 경제연구소들은 코로나19 코너를 별도로 만들고 관련 연구를 게재하고 있다. 연구 논문이나 페이퍼 심사절차도 줄여 논의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데 우리는 그런 곳이 없어 안타깝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제법안에 대한 경제학 교수들의 발언이다. 최근 국회에서 정치ㆍ경제적으로 종합적 판단이 필요한 민감한 법안들을 앞다퉈 발의하는데 진영 논리에만 좌우될 뿐 한국 정서에 맞는 토론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의 재정건전성 관련법, 한국은행법 개정안, 기본소득 논의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한국 사회의 앞날을 결정지을 중요한 주제인데 학문적 논리로 풀어낸 연구를 찾아보기 힘들다.


9일 공개된 한국경제학회의 기본소득에 대한 '경제토론'에는 전체 학자 74명 중 34명만이 응답했다. '문항 자체에 논리가 부족한 경우가 있었다'라며 대답하지 않은 경우도 많았지만 정치적 화두가 된 이슈에 공개적 응답을 내놓기 부담스럽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였다.


국내 학계가 주저하는 사이 해외에선 관련 연구가 활발하다.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지난달 워킹페이퍼에서 매년 5500달러(약 660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한다고 가정해 분석했다. 페이퍼는 "분석 결과 기본소득은 시간이 흐를수록 세율을 높여야 하고, 기술과 교육 수준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단순히 기본소득이 지나치게 반시장적인 정책이라고 비난하는 것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다.

애덤 스미스와 존 스튜어트 밀 등은 현대경제학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지만 그들 스스로를 '정치경제학자'라고 일컬었다고 한다. 경제학은 태생부터 정치와 별개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제프리 프리드먼 하버드대학교 교수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기고에서 "코로나19가 정치ㆍ경제 접점을 여실히 보여줬다"며 "정책 입안자들은 이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연구실 밖으로 나온 경제학 논의를 더 많이 볼 수 있었으면 한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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