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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노영민 향한 한마디…현재·미래 권력 충돌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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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반포 아파트 조치 필요"
靑 실세 향한 이례적 쓴소리
文 대통령 레임덕 우려…대권 관련 질문에 침묵 일관

[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아쉽다. 합당한 처신과 조치가 있길 바란다."


7일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의 '반포 아파트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에게 건넨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촌평이다. 청와대 실세 인사를 향한 이 의원의 이러한 일침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당권을 넘어 대권까지 넘보는 이 의원이기에 이 한마디는 해석에 따라 '미래 권력'과 '현재 권력'의 충돌로 비쳐질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일단 노 실장은 반포 아파트를 처분하기로 했다. 이 의원의 비판이 나온지 하루 만이다. 노 실장은 8일 "의도와 다르게 서울의 아파트를 남겨둔 채 청주의 아파트를 처분하는 것이 서울의 아파트를 지키려는 모습으로 비쳐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 송구스럽다"고 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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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이 이날 읽어내려간 당대표 출마 선언문에는 대권 도전을 암시할만한 내용이 일절 배제돼 있었다. 2500자의 선언문에는 민주당의 지향점, 코로나19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입법 과제 등으로 채워져 있었다. 출마 선언 직후 가진 질의 응답 때도 대권에 대한 질문은 최대한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음 대선 시대정신은 어떤 것이라고 보고, 본인은 어떤 가치를 추구해서 민주당의 방향성으로 가지고 가고 싶은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의원은 "출마 선언문이 2500자 정도 될 텐데, 거기에 '정권 재창출'은 없다. 지금은 국난 극복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시대정신에 대해서도 "그건 다음에 (말씀드리겠다)"라고 말하며 답변을 피했다. 노 실장 논란에 대한 단호했던 답변과는 다소 괴리가 느껴지는 대목으로, 메시지 관리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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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후반기 권력승계 과정에서 레임덕은 피할 수 없다. 미래 권력은 정권 재창출의 명분을 위해서 현재 권력을 비판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판이 과도할 경우 지지층이 등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 그만큼 메시지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만약 당권이 이 의원에게 돌아간다면, 대통령과 사실상 대등한 관계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오히려 미래 권력이자 '대권형 당대표'인 이 의원의 말에 더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다. '문재인 정부 2인자' 이미지를 벗는 동시에, '대권 적임자' 이미지를 쌓아가야 하는 이 의원이 균형적 메시지 발신에 공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력 대권 주자임에도 이 의원이 그동안 '포스트 코로나'와 관련 거대 아젠다를 던지지 못하는 이유는 문 대통령의 레임덕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미래 권력인 자신의 아젠다와 현재 권력인 '문재인의 아젠다'가 충돌할 경우 문 대통령 힘빼기에 들어갔다는 비판이 나올수 있다"라며 "당권 출마 전 '이낙연 비전'이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계속되는 질문에 이 의원이 쉬이 답하지 않았던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중점 추진 중인 '한국판 뉴딜'에 대해선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이는 해당 정책이 '내 것이 아니라 문 대통령의 것'이란 인식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이 의원은 지난 1일 지구촌보건복지포럼에서 "디지털 전환이나 그린뉴딜에도 충분한 경제효과가 있고 일자리도 있다. 하지만 세계시장 변화를 놓고 볼 때 그 중에서 하나를 고른다면 바이오헬스를 찍겠다"고 말해 현정부 시책과 일정 정도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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