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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확대 G7 정상회의 기대

최종수정 2020.06.05 18:12 기사입력 2020.06.0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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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관련 좌담회, 정인교 인하대 교수./김현민 기자 kimhyun81@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관련 좌담회, 정인교 인하대 교수./김현민 기자 kimhyun81@



엊그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대혼란에 빠진 세계 경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주요 선진국 모임인 'G7'을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오는 9월로 연기된 G7 정상회의에 우리나라, 호주, 인도, 러시아를 초청했다. 미국은 브라질을 추가해 G12 체제를 만들 것인가에 대해 고심 중인 듯하다.


지난 1일 한미 정상 간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확대 G7 정상회의 초청에 "기꺼이 응할 것"이라며 수락 의사를 밝혔다. 시진핑 중국 주석 방한 추진에 올인해 왔던 정부로서는 이번 G7 정상회의 참가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G2 갈등에 코로나19 위기가 겹치면서 세계 경제 전망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세계 6대 무역국인 우리나라가 글로벌 해법 마련에 참가하기로 한 것은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 제고와 국가적 생존전략 마련에 큰 기회가 될 것이다.

국제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정상회의는 G7 혹은 G20가 될 것이다. G7은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선진국이면서 경제 규모가 큰 국가들이다. 1973년 1차 오일쇼크로 세계 경제가 휘청거렸을 때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당시 세계 5대 경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시작됐다. 2년 뒤인 1975년 2차 오일쇼크가 터지자 정상회의가 처음으로 열렸다. 이듬해 이탈리아와 캐나다가 참여했고, 그다음 해에는 러시아가 회원국 지위를 얻었으나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점령 사건으로 퇴출당했다.


G20는 동아시아 금융위기 이듬해인 1999년 국제통화기금(IMF) 총회에서 G7과 신흥국가 간 회의 개최에 합의하면서 시작됐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브라질, 인도, 호주, 인도네시아, 멕시코,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추가된 G20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에서 G20 정상회의가 주도적 역할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세계적 현안이다. 국제협력 없이는 해결하기 어렵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과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분명히 그었다. 미국과 껄끄러운 러시아를 초청하는 마당에 중국은 의도적으로 뺐고, 중국이 회원국인 기존 G20를 제쳐두고 확대 G7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다분히 미국의 대중국 정책과 관련돼 있다. 확대 G7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제외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구상과 경제번영네트워크(EPN)를 통해 중국과의 결별(디커플링) 작업에 이미 착수했다. 러시아까지 초청한 것은 중국 고립화의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중국-러시아 동맹을 깨고 중국 주도의 상하이협력기구 무력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책임론'을 제기하며 미국은 중국 고립화와 새로운 세계 통상질서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을 제외한 확대 G7 정상회의에 대해 백악관 측은 '중국과 관련된 미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통적 동맹국들과 협의하려는 것'이란 취지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G7 체제가 낡았고,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회의로 규정짓고 있다.


확대 G7 정상회의 참여는 우리나라 대외정책의 변화를 시사한다. 미·중 갈등이 해소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오히려 신냉전 구도가 강화되고 있다. 무역의존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는 다른 어떤 국가보다 신냉전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아시아에서 유일한 G7 회원국이란 자부심이 있는 일본은 확대 G7 정상회의가 내키지 않는 모양이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참여에 대해서는 불편한 심기가 적지 않은 듯하다. 확대 G7 정상회의 참여로 신냉전 시대에서 우리나라가 대외정책을 모색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회의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새로이 정례화된 정상회의가 되도록 외교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정인교 인하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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