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과 함께 텔레그램 '박사방'의 공동 운영자로 알려진 '부따' 강훈이 17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텔레그램에서 성 착취 음란물 단체방인 '박사방'을 운영한 조주빈(24)의 핵심 공범 '부따' 강훈(18ㆍ구속)이 17일 포토라인에 섰다. 강씨에 대한 신상공개는 'n번방' 사건과 관련해 조씨에 이은 두 번째이며 미성년자가 그 대상이 된 건 신상공개 제도 도입 후 처음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성 착취 단체방 참가자를 모집하고 입장료 등 범죄수익금을 관리한 혐의(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강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취재진 앞에 노출된 강씨는 "정말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죄송하다"는 짧은 말을 남겼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그는 고개를 숙인 채 긴장한 모습이었다. '혐의를 인정하느냐' '피해자에게 할 말은 없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앞서 경찰은 전날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강씨의 이름과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강씨는 2001년생으로 현재 미성년자다. 하지만 강씨가 올해 만 19세가 될 예정이어서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강씨 측은 서울행정법원에 신상공개 행정처분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공공의 정보에 관한 이익이 강씨의 명예, 미성년자인 강씨의 장래 등 사익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월하다"면서 집행정지 가처분을 기각했다. 강씨 변호인 강철구 변호사는 "법원의 결정에 대해 유감"이라며 "이미 신상이 공개돼 실익은 없겠지만 아직 행정처분 취소 소송이 남아 있어 법리다툼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종로경찰서에서는 익명의 여성들로 구성된 단체가 시위를 열고 "그 방에 입장한 너희 모두 살인자다" "n번방에서 감방으로"라는 구호를 외치며 성 착취 음란물을 제작ㆍ유포한 이들은 물론 방에 입장한 사람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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