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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수의 인구프리즘]미래시장 신고객…남자 같은 여자 vs 여자 같은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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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수의 인구프리즘]미래시장 신고객…남자 같은 여자 vs 여자 같은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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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변화는 복합적이다. 결정적인 건 경기다. 즉 일자리가 출산환경을 쥐락펴락한다. '저성장=저출산'이다. 성숙경제로의 자연스런 진입이다. 생존게임을 둘러싼 환경변화는 심화된다. 고성장 때 게임법칙 대신 저성장의 새로운 작동논리가 먹혀든다. 가족모델이 '4인가구→1인가구'로 변하는 이유다. 성별역할은 바뀐다. 결혼ㆍ출산이 전제된 가족모델에서 유효했던 성별역할은 무뎌진다. 성징을 유지한들 발휘할 곳도 반겨줄 곳도 없다. 남고여저(男高女低)의 고용환경은 수정된다. 소비시장도 성별차별은 파기된다. 남자같은 여자와 여자같은 남자가 새로운 트렌드다. 남성ㆍ여성제품의 고전적 구분ㆍ소구는 무의미하다. 한국보다 앞선 일본에선 시장재편이 한창이다.


저출산으로 가족모델 1인가구로
남녀제품의 고전적 구분 무의미

먼저 남성품목을 넘보는 근육여성의 등장이다. 경제력이 세지면서 남성화를 좇는 여성욕구가 잦아진다. 회사에서의 근무양태ㆍ지위향상은 물론 소비시장에서도 성징변화를 추동한다. 남성기준에 맞춰진 직장환경에서 버티자면 남성화는 한층 심화된다. 남성사회에서 여성생존을 높이자면 닮는 수밖에 없다. 젊을수록 성징별 '○○다운 이미지'는 거부된다. 일본에선 '수컷화'란 신조어도 나왔다. 남성호르몬이 많아진 여성증가에 주목한 결과다. 사회ㆍ경제활동 확대에 따른 생활습관 파괴와 스트레스 증대 탓이다. 25~35세 미혼여성의 60%가 수컷화를 느낀다는 조사도 있다(도쿄신문ㆍ2019). 굵은 수염이 나거나 난폭한 언어를 쓰고, 연애는커녕 타인시선조차 무시하는 경향이 거론된다.

근육여성은 대부분 높은 경력지향성과 활발한 소비의욕이 특징이다. 식사ㆍ음주ㆍ여행 등 2040세대 여성만의 활동모임(여자회) 2018년 시장규모(경제파급효과)는 3조7000억엔(3월 환율 기준 한화 40조 8757억원)대다. 주부대상 여자회만 1조7000억엔(18조 7807억원)대다. 욕구지점은 ▲일하는 방식개혁 ▲여성활약 추진 ▲생애현역 △백세시대 ▲미혼여성 ▲만혼ㆍ만산 등이다(우먼즈러브ㆍ2019). 대개 여성성의 탈피욕구가 내재된다. 맘껏 발휘하자니 차별전략은 필수. 여성전용 공간ㆍ서비스가 대세다. 세간에선 '아저씨같은 처녀'로 규정한다. 일상소비는 ▲매일아침 건강음료 ▲저녁식사 반주음주 ▲등산취미 등 중년남성 독점영역까지 확산된다. 활동적 아웃도어는 물론 골드미스의 부모동거를 반영한 2.5세대주택도 인기다. 고령여성의 운전면허 취득증가도 여행ㆍ교통권에 맞춰져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부각된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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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회=모계사회'로 귀결된다. 실제 노후생활은 모계파워에 달렸다. 힌트는 근거(近居)라는 새로운 가족스타일에서 확인된다. 실질적인 가족기능ㆍ효과가 친가보다 외가에 있어서다. 할머니ㆍ엄마ㆍ딸의 모계라인이 노후생활의 안전성ㆍ지지도를 높인다. 동거갈등을 피하고 봉양ㆍ양육의 가족기능을 유지하자면 근거스타일이 최적인데, 이때 여성입김이 절대적이다. 노후생활의 뒷받침도 아들보다 딸이다. 고령부부의 근거자녀를 보면 딸이 아들보다 가깝다. 1시간 거리에 딸(75%)이 아들(55%)보다 많다. 대화빈도는 불문가지. 조부모와 손자와의 교류기회도 모계중심이다. 손자와의 접촉기회는 1시간 이내 근거의 '모계조부모(43%)'가 '부계조부모(21.8%)'보다 잦다. 외출ㆍ여행 등 세대교류적 여가ㆍ소비활동도 모계중심으로 재편된다(다이이치경제연구소ㆍ2010).


남성호르몬 많아진 여성 증가
여성 중심 소비패턴 시장 재편

한편에선 여성시장에의 남성고객 데뷔도 대세다. 위험해진 경제력 탓이 크다. '장기침체=남성불황'인 까닭이다. 정황증거는 많다. 초식남ㆍ도시락남ㆍ물통남 등 근육적인 예전남성에겐 붙지 못할 수식어가 현대청년에게 자주 붙는다. 공통점은 빈곤남성이다. 제조업 쇠퇴로 실업자ㆍ비정규직의 함정에 곧잘 빠져드는 청년남성의 절약소비 때문이다. 최근엔 쓰되 여성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적극성도 주목된다. 인형남자ㆍ화장가방남자ㆍ양산남자의 등장이다. 전형적인 여성친화적 제품이 남성욕구와 만난 결과다. 초식계를 넘어 이성관심을 끊은 절식(絶食)남까지 출현한다. 이로써 화장품ㆍ에스테ㆍ요리ㆍ맛집탐방 등 여성선호형 소비품목에 남성고객의 진입은 가시적이다. 베이비부머 남성도 미래사회 생존전략으로 근육 대신 미소를 택할 확률이 높아 시장성은 충분하다.


압권은 남성화장품 시장의 성장세다. 남성 피부용 화장품 출하액은 2003년 121억엔에서 2014년 222억엔으로 2배 늘었다(화학공업통계연보). 이는 전체적인 시장불황과 배치된다. 남성화장품이 그나마 버텨준다는 의미다. 남성 82%는 스킨케어에 익숙하고, 54%는 일을 잘할수록 피부가 좋다는 데 동의한다(브라시나ㆍ2015). 스킨케어를 넘어 기초화장까지 중시된다. 직장환경에서 인상이 중요하다는 인식도 한몫했다. 과거 콤플렉스 해소용에서 일상관리 미용트렌드로 안착된다. 유통시장은 적극적이다. 이세탄신주쿠점은 8층에 남성전용 데이스파ㆍ꽃꽂이ㆍ카페ㆍ헤어케어ㆍ스킨케어ㆍ향수점포를 설치했다. 달라진 남성을 의식한 신점포전략이다. 여성적 남성고객의 마케팅은 ▲높은 전문가 의존성 ▲여성평가의 적극 수용 ▲오리지널 한정품 선호 등으로 압축된다(일본총합연구소ㆍ2018).

'침체=남성불황' 초식남 등장
화장품·요리 등 여성형 소비
성별 경계없는 미래시장 대비해야

성징변화는 청년그룹에서 본격화된다. 일본에선 '청년의 ○○이탈'로 부른다. 전통적인 청년시장은 개점휴업에 직면했다. 청년시절 인생최초로 사던 고가의 내구소비재가 대표적이다. 자동차, 전자기기, 자가(自家) 등은 소비대상에서 빠진다. 일례를 자동차를 보자. 차 없는 20대 청년의 60%는 예정조차 없다(일본자동차공업회ㆍ2016). 구입목적은 달라진다. 과시보다 실리다. 반면 2015년 차량구매자 중 70%는 40대 이상이다(닛케이신문). '청년≠차량'만이 아니다. 20대의 45%는 술도 거의 안 마신다. 자신감이 없을수록 더 그렇다. 외출은 줄어든다. 20대 외출빈도는 70대보다 적다(국토교통성). 외출엔 돈이 들기 때문이다. 그럴바엔 집안이 가장 경제적이다.


한국도 시간문제다. 몇몇은 일본과 동행ㆍ선행한다. 내수ㆍ서비스가 미약하나, 인구변화 속 저성장 압박을 견디자면 감춰진 욕구발현과 새로운 시장제안은 대세일 수밖에 없다. 성징파괴적인 소비시장은 유력한 블루오션이다. 관련기업은 가능성을 타진했다. 이미 여성ㆍ남성용의 구분접근은 특정분야를 빼면 일부뿐이다. 남녀공용의 뷰티제품처럼 성별경계를 없앤 공용제품이 인기를 얻는다. 젠더리스적인 마케팅의 본격등장이다. 상품군에 남녀경계가 사라진다는 건 기존시장으로선 고민거리이자 생존힌트다.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일종의 유니버셜디자인에 가깝다. 성징소비는 고도성장의 작동논리다. 성징파괴의 미래시장에는 맞지 않다. 신고객은 신시장을 찾는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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