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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의사마다 통증 진단이 다르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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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 지금껏 환자의 통증을 직접 본 의사는 없다. 대신 의사는 다양한 검사를 통해 병의 간접 증거를 찾는다. MRI로 탈출된 허리디스크를 찾고, 신경전도검사를 통해 이상 있는 신경을 찾기도 하며, 혈관조영술로 좁아진 혈관을 찾는다. 그런데 이렇게 찾아진 간접 증거를 판단하는 의사들의 진단은 다를 수 있다.


검사 기기의 결과를 보고 어떤 의사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고 또 다른 의사는 시술,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치료를 처방한다. 심지어 그냥 쉬면 낫는다는 진단을 하는 의사도 있다. "어? 이상하잖아요. 환자가 통증을 호소했고 검사 기계로 객관적인 결과치를 얻었는데 왜 치료 의견이 다르죠?" 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이가 있을 수 있겠다.

의사마다 치료 의견이 다른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의사의 최신 지견 습득 여부에 따라 혹은 임상의로서의 폭넓고 깊이 있는 경험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또 전문 분야를 찾는 환자군의 특징을 고려해서 혹은 환자의 사회경제적 상태에 대한 고려에 따라 치료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럼에도 무엇보다 검사 결과에 대한 의사의 각기 다른 해석이 가장 큰 이유일 수 있다. 이런 경우 환자 입장에서 보면 답답할 수도 있겠다.


의료기관에 따라, 각각의 전문의에 따라 말이 다르니 말이다. 그럴 때 환자는 규모가 큰 병원을 찾기도 하지만 그곳의 의사 또한 결과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객관적인 사실인 검사 결과에 대해 통증 전문의들의 의견은 왜 일치하지 않는가? 왜 결과를 그대로 믿고 설명하는 의사와 그렇지 않은 의사가 있는가? 그 이유는 바로 검사에 따르는 오류를 인식하느냐, 하지 못하느냐의 차이 때문이다. 결과를 그대로 인정한다는 것은 오류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첫 번째 오류는 검사 결과의 이상을 성급하게 통증의 직접 원인으로 결정짓는 데 있다. 허리 통증의 정도와 디스크 탈출의 정도는 상관관계가 없음이 밝혀졌는데도 불구하고 그럴듯하다는 이유로 디스크 수술을 권하는 경우 등이 그것이다.


두 번째 오류는 반대로 검사상 이상이 나타나지 않은 경우이다. 검사상 이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그 환자의 통증은 있어도 없는 것이 되는가? 이런 경우 환자는 통증의 원인을 찾아 좋은 장비를 갖춘 병원을 찾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인을 찾지 못하고 헤매다가 결국 동네의 유능한 의사 손끝에서 원인을 찾는 경우도 부지기수이다. 검사 장비의 결과로는 정상이지만 직접 진찰하는 의사의 손끝에서 이상이 노출되는 경우이다.


현대 과학의 결정체인 검사 기계가 모든 병의 원인을 밝혀내지는 못하지만 중대한 오류를 범하지는 않는다. 오류를 범하는 건 결과를 해석하는 의사인 것이다. 의사가 평생 공부해야 한다는 것과 의사로서의 경험이 쌓인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검사 결과를 기계적으로 해석하는 오류를 범할 가능성을 낮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사에게 필요한 것은 전문 분야의 지식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지혜이다. 박용석 행복마취통증의학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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