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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가족에게 제일 미안하죠" 실외 노동자들, 우한폐렴 공포 온몸으로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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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쓰고 싶어도 못 쓰는 실외 노동자들
전단 배포, 택배, 신문 배달원, 택시 기사 등
우한 폐렴 공포 온몸으로 느껴
가족에게 전염될까 미안함도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가 확산하는 가운데 서울 중구 명동 일대서 만난 실외 노동자들. 이들은 폐렴 감염 우려가 신경이 쓰인다면서도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속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가 확산하는 가운데 서울 중구 명동 일대서 만난 실외 노동자들. 이들은 폐렴 감염 우려가 신경이 쓰인다면서도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속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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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김성열 인턴기자] "폐렴이요? 무섭죠. 그런데 별수 있나요. 먹고 살려면 밖으로 나와야죠."


28일 아시아경제가 서울 중구 명동에서 만난 택시기사 A(54) 씨는 최근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4년째 인천공항에서 명동으로 관광객을 모신다면서 "집에 가면 가족들에게 폐렴이 전염이나 되지는 않을까 항상 걱정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국내서 4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정부는 감염병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격상했다. 대다수 시민은 출·퇴근길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실내에서 손 소독을 하며 폐렴 감염 위기를 벗어나고 있다.


그러나 실내가 아닌 실외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사실상 폐렴 공포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일부는 아예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는 상황에 노출돼있었다. 그러나 생계가 걸려있어 일을 쉴 수도 없는 처지다.

명동 인근에서 전단 배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B(70)씨. 그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명동 인근에서 전단 배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B(70)씨. 그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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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인근에서 전단 배포 아르바이트를 5년째 하고 있다고 밝힌 여성 B(70) 씨는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다면서 "마스크를 쓰면 아무래도 내 말소리가 사람들에게 전달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에서 따로 마스크를 나눠주지도 않고 별다른 공지도 없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무섭지만 일을 해야 하니까 이렇게 길거리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명동 입구 인근에서 노점상을 하는 남성 C(69) 씨는 "폐렴 감염 공포가 없냐"는 질문에 "신문과 방송을 계속 챙겨보고 있다"면서 "아직 걱정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손님들 상대하려면 마스크 쓰고 못 한다.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마스크를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사람도 있었다. 40년째 택배 기사 일을 하고 있다고 밝힌 기사 D(57) 씨는 "폐렴 병이 무섭긴 한데 걱정이 되진 않는다"면서 "마스크를 써야 되지만 일하다 보면 안경에 습기도 차고 불편해서 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건강한 체질이라,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면서 서둘러 짐을 날랐다.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화장품 가게에서 근무하는 E(40)씨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그는 "중국인이 주요 고객이라 포기할 수도 없는 처지다"라며 "개인적으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될 정도라고 생각한다.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명동 일대서 신문 배달을 하는 신문 배달원 F(56) 씨. 그는 우한 폐렴 감염 우려를 묻는 말에 신문 배달을 이유로 서둘러 자리를 떴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명동 일대서 신문 배달을 하는 신문 배달원 F(56) 씨. 그는 우한 폐렴 감염 우려를 묻는 말에 신문 배달을 이유로 서둘러 자리를 떴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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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일대서 신문 배달을 하는 올해로 경력 20년째라고 밝힌 신문 배달원 F(56) 씨는 "페렴 걸리면 걸리는 거로 생각한다. 어쩔 수 없다"면서 "그래도 마스크 대신 토시라도 착용했다. 모든 사람이 다 걸리는 병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명동 일대 약국은 그야말로 마스크를 찾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일부 손님들은 아예 약국 밖으로 길게 줄을 서 마스크를 사고 있었다. 마스크를 싣고 오는 트럭도 연이어 약국을 들락날락 하고 있었다.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한 약국. 마스크를 사려는 손님들로 가득차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한 약국. 마스크를 사려는 손님들로 가득차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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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질병관리본부는 28일 오전 9시 기준 우한폐렴 조사대상 유증상자 15명을 격리해 검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없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확진환자는 4명이다. 확진환자는 △지난 19일 입국한 중국인 여성 A씨(35) △22일 입국한 한국인 남성 B씨(55) △지난 20일 입국한 한국인 남성 C씨(54) △지난 20일 입국한 한국인 남성 D씨(55) 등 4명이다.


확진환자를 제외한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112명이다. 이들 중 97명은 최종 음성판정을 받고 격리 해제됐다. 15명은 현재 검사 중이다.


현재 전 세계 우한 폐렴 환자는 4572명이다. 중국이 4515명으로 나타났고 이 중 106명이 사망했다.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국가별로는 태국 8명, 홍콩 8명, 마카오 6명, 대만 5명, 싱가포르 4명, 일본 4명, 말레이시아 4명, 베트남 2명, 네팔 1명, 캄보디아 1명, 미국 5명, 캐나다 1명, 프랑스 3명, 호주 5명으로 나타났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김성열 인턴기자 kary033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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