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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록 노원구청장 기고]일상의 여유를 주는 힐링, 문화에서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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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록 노원구청장 기고]일상의 여유를 주는 힐링, 문화에서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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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좋은 이유는 재미와 감동 때문이다. 어깨가 들썩거려지고 절로 흥겨워지는 콘서트장, 명화를 감상하느라 시간가는 줄 모르는 미술관, 가격이 비싸고 거리가 멀어도 공연장과 미술관에 가는 이유다.


예전에 비해 문화가 대중화되고 사람들의 문화 수준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문화생활은 특별한 사람만 누리는 사치스러운 것, 낭비적인 요소로 보는 시각이 있다.

필자가 단체장으로 있는 노원구만 해도 그렇다. 영구임대 아파트와 기초생활 수급자, 장애인과 북한이탈 주민 등 복지대상자가 전국에서 가장 많다. 복지비가 한해 예산의 약 65%를 차지하고 있어 복지 사업 외에 구민들을 위한 문화비 투자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유명 공연장과 전시장은 시내 중심가와 강남권에 편중되어 있는데다 비용 부담도 커 주민들은 문화생활을 향유하는데 여러모로 불편함이 많다.


그렇다고 노원 주민 대다수가 복지 수혜 대상은 아니다. 전체 인구의 20%가 채 안 된다. 복지 사업에 중점을 두다보니 그동안 모든 주민들을 아우를 수 있는 문화 콘텐츠 발굴에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문화지수가 서울 자치구 중 최하위권이고, 한해 주요 축제 예산이 5억5400만원으로 전체 예산의 0.06%에 불과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힘들게 하루하루 버티듯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정서적 여유가 절실한 시대다. 춤꾼들의 신나는 공연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축제를 통해 하루쯤, 때론 한 시간만이라도 모든 고민 내려놓고 즐길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을 갖는다면 우리 삶은 한결 행복해 질 수 있다.


지방자치 시대, 지역을 알리는데도 축제 등 문화행사 만한 것이 없다. 대표적인 것이 최전방 산골마을인 강원도 화천에서 2003년부터 열리고 있는 산천어축제다. 오랜 기간 공들인 결과 해마다 100만 명이 찾는 겨울 대표축제로 성장했다. 올해도 40억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해 준비한 결과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경제 파급 효과만도 화천군 한 해 예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000억 원에 달할 정도다.


서울의 자치구들도 마찬가지다. 소재를 찾고 이야기를 입혀 지역을 상징하는 축제로 만들어 가고 있다. 인근 중랑구 장미축제, 강남 페스티벌, 송파 한성 백제문화페스티벌, 구로 G-페스티벌은 공격적인 예산 투자를 통해 각종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막대한 경제적 부수효과를 거두고 있다.


노원에도 여러 해 이어지고 있는 축제들이 있다. 구청장 취임 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축제의 수준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7회째 맞는 노원의 대표축제인 ‘노원 탈축제’는 주민참여를 표방했지만 ‘주민 동원’ 성격이 강했다. 볼거리, 즐길 거리를 원하는 주민들의 요구에 맞춰 국내외 전문 공연팀을 초청해 축제의 흥겨움을 더했다.


관객의 반응은 바로 나왔다. 경연 퍼레이드를 지켜본 관객들의 입에서 “와~~”하는 탄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노원에도 외국의 저런 팀이 와?” 하며 놀라기도 했다. 그 시간 만큼은 축제와 관객이 하나가 됐다.


이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KT에 의뢰해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각 축제기간 동안 방문객 수를 파악했다. 노원 탈축제는 23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고, 경제적 파급 효과도 축제 예산 2억9000만원의 약 10배인 28억 원에 달해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나 노원 축제의 성공에 지역 정치인들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노원구 주민도 시민으로서 문화를 향유할 권리가 있다. 여러 시의원들의 노력으로 많은 축제 예산을 서울시로부터 지원받아 공연의 질을 높이고 있다.


앞으로도 전형적인 베드타운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의 문화축제들을 계속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먼저, ‘노원 6대 문화축제’를 정례화한다. 노원 탈축제와 태강릉 문화제, 어린이 축제, 당현천 등축제, 드론 과학 페스티벌, 경춘선 가을 음악회다.


북서울미술관과도 협력한다. 지난해 15만 명이 다녀간 한국 근현대 명화전의 성공에 힘입어 올해는 샤갈, 고흐, 모네 등 유럽의 명화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얼마 전 서울에서 최초로 문을 연 경춘선 철도공원의 불빛정원도 내실을 기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복지와 일자리 정책 못지않게 구민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주는 것은 문화다. 일상에 지친 구민들이 힐링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수준 높은 문화 프로그램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겠다.


오승록 서울 노원구청장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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