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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큰 슬픔을 견뎌낸 사람들의 유쾌함 '안녕 후쿠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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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큰 슬픔을 견뎌낸 사람들의 유쾌함 '안녕 후쿠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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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안녕 후쿠시마'는 유쾌한 연극이다. 큰 상처를 견뎌내 이제는 아물고 단단해진 삶의 태도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후쿠시마는 2011년 대지진이 일어났던 곳. 극 중 당시 대지진과 원전 사고로 엄마와 남동생을 잃은 일본인 여성 관광객 '나츠미'도 등장한다. 하지만 연극은 '후쿠시마'보다 '안녕'에 방점을 찍는다.

처음 나츠미가 극 중 공간적 배경이 되는 카페에 등장했을 때 그는 그저 활달한 젊은 아가씨로 보인다. 카페를 찾아온 이유도 욘사마가 와서 커피를 마셨기 때문. 그는 욘사마에 대한 광적인 집착과 애정을 보여주며 객석의 웃음을 유발한다.


나츠미가 갑자기 오열하면서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의 흔적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는 이내 아픔을 툭툭 털어내고 예의 유쾌함을 곧 되찾는다. 그가 과거에 얼마나 깊은 슬픔의 심연을 경험했는지 또 그 슬픔을 지혜롭게 극복했음을 보여준다.


카페 주인의 태도도 마찬가지다. 그 역시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었다. 그 사고가 언제였는지 알 수 없지만 상처는 이미 아물어 그의 삶의 태도는 단단해졌다.

카페를 운영하면서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진상 여성 손님도 능청스럽게 대처한다. 진상 손님이 자신을 좋아하기 때문에, 계속 관심을 끌기 위해 진상을 부린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내에 대한 마음 때문에 받아들이지 못 한다. 대신 어떤 귀찮은 요구도 다 받아주면서 그 마음에 대한 고마움을 전한다. 여성 손님의 진상과 능청스럽게 대처하는 카페 주인의 태도는 극 중 관객의 가장 많은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이다.


아기자기하게 꾸민 카페 세트는 극장에 들어서는 순간 극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매력 포인트다.


나츠미 역을 맡은 강유미 배우는 재일교포 3세로 3·11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의 친구들을 걱정하며 보낸 시간과 경험들을 이 작품에 담았다.


극을 만든 극단 명작옥수수밭은 '안녕 후쿠시마'에 대해 대재앙의 트라우마에서 일본과 한국의 젊은 세대가 함께 나누는 아픔과 치유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인간이 만들어낸 대재앙 속에서, 인간은 무엇으로 그 대재앙과 맞서야 하고 어떻게 삶의 의지를 다지며 구원을 향해 나아갈 것인가를 찾아나가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안녕 후쿠시마'는 29일까지 대학로 한양퍼토리씨어터에서 공연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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