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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차장 고마워" 박용만 회장, 세월호 유족에 팥죽 선물받은 사연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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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 10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초청 CEO 조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 10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초청 CEO 조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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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두산그룹 계열사 직원인 세월호 유가족에게 팥죽을 선물 받은 사연을 밝혔다.


박 회장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잠 못 이루는 밤에 조금 긴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주말인데 행사가 있어 집을 나서는데 '딩동!' 동지팥죽 두 그릇의 기프트 문자가 왔다"며 "이젠 5년이 넘었으니 이야기해도 되겠지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 회장은 "2014년 4월의 잔인한 그 날이 정신없이 지나고 다음 날 보고가 왔다. 그룹 계열사 직원의 아이가 그 배에 탔다는 소식이었다. 설마 나는 해당이 없으리란 교만에 벌을 받은 듯 철렁했다"면서 "마음만 무너져 내릴 뿐 달리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채 며칠의 잔인한 시간이 흘렀고, 더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무작정 진도에 내려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눈에 띄는 게 조심스러워서 작은 차를 하나 구해 타고 조용히 실종자 가족이 머무는 체육관 근처에 가서 전화를 했다"며 "꺼칠한 얼굴로 나온 아이 아빠가 내게 '괜찮으니 들어가자'고 했다. 고개를 숙이고 조심스레 들어서는데 눈에 들어온 광경이 너무나도 처참했다"고 밝혔다.

그는 "가족들이 더러는 바닥에 앉아있다가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며 게시판 쪽을 향해 달려가는 그 장면 자체가 참으로 처절했다. 아무리 여러 번 TV를 통해 봤어도 소리와 현실이 더해진 그 자리에서 받은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다"며 "서울로 와서도 내가 본 장면들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고, 뉴스에서 보는 장면들도 그때부터는 말로 표현 못 할 현실이 돼 다가오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구를 좋아했다는 아이는 꽤나 긴 시간 동안 부모에게 돌아오지 못했다. 몇 주 후 다시 진도로 내려갔다. 위로 몇 마디가 고작인 만남이었지만 돌아서는 마음은 그나마 조금 나았다"며 "그러고도 한참이 더 지나 292번째로 아이는 두 달 만에 부모에게 돌아왔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당시 소속 계열사 대표를 불러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 아빠가 가족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도록 내버려두라'했더니 고맙게도 '안 그래도 이미 그러고 있다'고 했다. 모두 알아서 도움을 주셨고 나는 말로 뒷북만 친 셈이다"라며 "그 후 그 애 아빠와 가끔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가 됐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박 회장은 "난 해준 게 별로 없었는데 동지라고 내게 팥죽을 보내주는 정이 고맙기 짝이 없다"며 "안 차장 고마워 팥죽 잘 먹을게"라고 덧붙였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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