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627일만에 법정 출석…굳은 표정으로 "심려 끼쳐 대단히 송구"(3보)

이 부회장 다른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해
취재진 150여명 몰려, 재판 방청권 얻기 위해 시민들도 새벽부터 몰려
같은 혐의 삼성 임원들도 이 부회장보다 10여분 일찍 법원 도착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며 인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속보[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 등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27일만에 법원에 출석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 이날 오전 10시10분 열리는 국정농단 관련 뇌물 등 혐의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에 출석하면서 굳은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오전 9시 29분께 서초동 법원종합청사에 회색 카니발을 타고 도착한 이 부회장은 검은 양복에 회색 넥타이 차림으로 굳은 표정을 지은 채 법정으로 들어갔다. 이 부회장이 법정에 나온 것은 지난해 2월 5일 항소심 선고 이후 627일 만이고, 불구속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취재진이 취재진이 "뇌물 인정 액수 올라가면 형량 바뀔 수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내일이면 등기이사 임기가 만료되는데 앞으로 경영활동 계획은 어떤가, 재판 결과에 따라 달라지나", "실형 가능성 얘기 까지 나오는데 어떤 입장인가" 등에 대해 물었지만 대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올라갔다.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는 최지성 전 부회장, 박상진 전 사장, 황성수 전 전무, 장충기 전 사장 등은 이 부회장보다 10여분 먼저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도착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그러나 대법원이 올해 8월 올해 8월 뇌물액을 추가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내 2심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한편 이날 이 부회장의 재판 방청권을 구하기 위해 시민들이 새벽부터 서울중앙지법 청사로 몰렸다. 이 부회장의 출석을 지켜보기 위한 취재진도 150여명 법원 포토라인 앞에 몰렸다.

또한 이를 지켜보던 일부는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임원진들이 법원에 나타나자 “삼성은 각성하라, 부당해고자 복직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반면 “이재용 부회장 힘내세요” 등의 응원을 한 이도 있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