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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시장, 브랜드 수명 짧고 외식업 편중…사업요건 강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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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국내 가맹시장 성장 양상·업계 갈등 원인 분석
가맹점 절반 '외식업'…경쟁 치열한 업종은 매출액도 낮아
신생 브랜드, 절반은 1년만에 운영 중단…"직영 경험 부족"

"프랜차이즈 시장, 브랜드 수명 짧고 외식업 편중…사업요건 강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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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우리나라 전체 가맹점의 48% 이상이 외식업이며, 치킨·한식·커피 등 3개 업종이 외식업 가맹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5년에 생겨난 브랜드 2200여개 중 절반 가까이는 1년만에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조사돼 가맹사업 자격 요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진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9일 발표한 '가맹업계의 갈등, 상생협력을 위한 방안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국내 가맹시장이 성장 양상과 가맹본부와 가맹점 사이의 갈등이 커지는 원인을 미시적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2014~2016년 동안 국내 가맹본부와 브랜드 수는 연평균 9%, 가맹점 수는 연평균 5% 증가할 만큼 가맹시장이 양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 만큼 가맹업계 내 갈등도 커졌다. 2017년 가맹분야 분쟁조정신청 건수가 779건에 달했는데, 이는 2008년 357건의 두 배를 넘어선 수준이다. 주로 가맹본부와 점주 사이에서 ▲정보공개서 미제공 ▲허위·과장 정보 제공 ▲부당한 손해배상의무 부담 ▲부당한 계약해지 등으로 인해 분쟁이 벌어졌다.

◆외식업에 편중…브랜드 수명도 짧아= 외식업 편중 현상도 뚜렷하다. 2016년 기준 전체 가맹점 23만개 중 외식업은 절반에 육박하는 11만3000개(48.9%)였고, 서비스업 6만8000개(29.6%), 도소매업 4만9000개(21.5%) 순으로 나타났다.


외식업 내 세부업종을 살펴보면 치킨(22%)과 한식(17%), 커피(11%) 등 3개 업종이 외식업 가맹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경쟁이 치열한 치킨·한식·커피·주점·분식 업종의 가맹점 매출액은 평균 2억5000만원 정도로, 나머지 외식업 평균 매출액의 60%에 그쳤다.


가맹 브랜드의 수명이 지나치게 짧은 점도 문제다. 2015년 한 해 동안 생겨난 브랜드는 2224개에 달했는데, 이 중 47%(1046개)가 업력 1년을 넘기지 못했다. 가맹점 모집에 실패하거나 매출이 저조해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판단된다.


직영점 운영 없이 가맹점에만 의존하는 브랜드 비율은 평균 6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업이 60.8%로 가장 높고, 서비스업이 58.3%, 도소매업이 45.7% 수준이다. 본부가 직영점을 운영하지 않으면 상품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가맹점 사업상에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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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위원은 "편중도가 높은 업종에 한해 가맹사업 자격요건을 한시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직영점 운영이나 그에 준하는 직영 경험을 확보해야 가맹점사업자를 모집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가맹점 창업자들이 업종과 브랜드를 보다 현명하게 선택하도록 정보공개서 내용을 보강해야 한다"며 "특히 본부의 직영 경험이 명확하게 드러나도록 관련 항목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가맹점 실적, 투명하게 파악돼야"= 가맹비, 로열티, 영업지역 설정 등 가맹 계약조건도 가맹점의 경영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예비창업자가 가맹점주가 되기 위해 본부에 납입하는 초기비용은 평균 1억2000만원 수준으로, 외식업이 가장 낮고 도소매업, 서비스업 순으로 나타났다. 초기비용 중 인테리어비가 5339만원(45.4%), 가맹비 1012만원(8.6%), 교육비·보증금 763만원(6.5%), 기타비용이 4652만원(39.5%)으로 집계됐다.


이 연구위원은 "가맹비가 높을수록 가맹점사업자의 매출액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가맹비는 직영점 수와 가맹사업기간에 비례한다"면서 "명성과 사업노하우가 가맹점으로 전수돼 소비자 집객에 기여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가맹업계의 로열티 채택비율은 평균 68.3%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정률형(가맹점 매출액의 일정률) 로열티는 전체의 25.4%, 매월 고정된 금액을 납부하는 정액형 로열티는 41.8%가 채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액형 로열티는 사업자 매출액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은 반면, 정률형 계약에서는 로열티 요율이 1%포인트 증가하면 가맹점 매출액이 440만원 늘어나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러나 이 연구위원은 "가맹비와 로열티 증가는 사업자 영업이익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명성자본에 비해 매출이 증대되는 크기보다 비용 상승 효과가 더 강한 결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가맹비와 로열티 증가는 가맹사업자의 영업이익에는 부정적이지만, 가맹본부의 영업이익 증대로 이어지면서 업계 내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사업자가 독점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영업지역 설정 역시 사업자 경영 안정에는 도움이 되지만 본부의 경영 성과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 연구위원은 "가맹본부가 사업자 매출 실적을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전산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한다"면서 "가맹점 실적이 투명해지면 본부·사업자 간 신뢰가 향상돼 로열티 문화 정착에 기여하고, 특히 영업이익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가장 작은 정률형 로열티가 확산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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