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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감정 고조 속 서울서 열린 日취업상담회…'한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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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코엑스서 '일본취업상담회' 개최
2016년부터 열려…한해 평균 50명 취업 성과
올해는 IT업종 중심…제한적 수요·반일감정으로 '한산'
"日수출규제 때문에 민간 교류 위축돼선 안돼"

한 구직자가 17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열린 일본 취업 상담회에서 안내판을 보고 있다.

한 구직자가 17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열린 일본 취업 상담회에서 안내판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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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결 기자] "일본 취업 상담회에 간다고 하니 주변 친구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긴 했죠."


일본 취업을 희망하는 백종원 서일대학교 일본어학과 학생(26)은 17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열린 일본 취업 상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백군은 "요즘 일본과 정치·경제적으로 사이가 안 좋다 보니 '왜 가냐'는 비아냥을 많이 들었지만 취업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역사문제 때문에 이번 사태가 쉽게 해결되기는 어렵겠지만 일본도 위안부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것은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취업 상담회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주최로 2016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한 해 평균 50여명이 일본 기업에 취업했다. 초창기에는 서비스업종의 구인기업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일본 내 IT업종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관련 기업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상담회 참여기업 50곳 중 90%가 IT업종이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일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탓에 이날 상담회를 찾아오는 구직자들은 많지 않았다. 더구나 올해는 IT업종 중심으로 상담회가 이뤄져 대상이 제한적이라 예년보다 한산한 분위기였다. 오후 시간대로 접어들자 장내를 돌아다니는 구직자들은 절반으로 줄어 20명도 채 되지 않았다. 상담건이 없다 보니 일찍 자리를 접는 기업들도 더러 보였다.

한 구직자는 "일본이 언론을 통해 반한감정을 조장하다 보니 일본 취업을 준비하는 국내 학생들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최 측 관계자는 "일본기업들도 우리 기업들이 느끼는 것과 같이 이번 규제가 장기화하면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정부 입김이 강해 민간 교류에 참여하는 것을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17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열린 일본 취업 상담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7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열린 일본 취업 상담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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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 내 취업난과 일본 내 구인난이 겹치면서 일본 기업의 한국 인재 확보 열기는 당분간 식지 않을 전망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030년 IT 전문인력 부족 규모가 약 59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최 측 관계자는 "2015~2016년 국내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한국 인재들이 일본에 진출했는데 일본기업들이 우리 인재들의 우수성을 체험한 후 한국인을 많이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5년 동안 한국인 사원을 100명 가까이 채용한 소프트웨어업체 칼(CAL)주식회사의 서울지사 인사담당자는 "한국 학생들이 일본 규제 때문에 취업에 영향을 받을지 많이 물어오는데, 고용시장에서 피부에 와닿는 변화는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담당자는 "적어도 우리 회사는 정치적 상황이 안 좋다고 해서 기업정책을 바꾸지 않는다. 저도 회사를 믿고 다니고 있는 만큼 학생 여러분도 믿고 지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고졸·대졸자 취업률은 100%에 달하지만 한국 대졸자 취업률은 64.5%다. 일본은 사람이 없어서, 한국은 갈 곳이 없어서 문제"라고 덧붙였다.


로봇 연구개발·제조업체인 도호공업주식회사의 채용 면접을 본 최현석(31·가명)씨는 "기계분야 일본기업에 취업하고자 1년간 준비해왔다"며 "현재 한일관계가 불편하지만 인사담당자들이 면접과정에서 전혀 내색하지 않았고, 지원자가 편안하게 면접을 볼 수 있도록 진행해줬다"고 했다. 사전에 서류전형을 통과한 지원자는 이날 현장 면접을 통해 당락이 결정된다.


한일재단은 이번 규제에 대응해 민간 협력사업을 더 강화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재단은 민간 차원에서 한일의 교류와 산업·기술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1992년 양국 정부 산하에 꾸려졌다.


장진욱 한일재단 산업협력부장은 "그동안은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서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른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 사이의 반한·반일감정이 깊어지면 안 된다는 것"이라며 "민간 교류에까지 파장을 미치지 않도록 양국 정부가 조속히 이번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 재단도 어려운 시국을 타개해나가기 위해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은결 기자 le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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