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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殺' 부활시킨 브루나이, 관광산업 부흥 위한 보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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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팔매 사형집행 논란 거세지만…이슬람 여행객엔 율법 지키는 매력적 여행지 부상
관광산업 발전 꾀하는 브루나이…보수화가 되레 호재 작용

[아시아경제 이정윤 수습기자] "모든 위기 속에는 기회가 있는 법이다." 베르트 반 웰빅 전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 태국지부 회장은 브루나이가 이슬람 보수화로 비판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브루나이 관광산업을 이렇게 평가했다.


지난 3월 브루나이는 동성애자와 간통을 한 사람을 돌로 쳐 사형하는 방식인 '석살(石殺)'에 처하도록 한 새 형법을 공개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브루나이에 대한 나쁜 인식으로 이어져 관광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오히려 보수화가 여행산업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브루나이 정부가 관광업 육성으로 산업 다양성을 꾀하고 있는 가운데 보수화는 이슬람 여행객의 유입을 증가시켜 관광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관광업으로 산업 다양성 확보= 브루나이 국가경제는 천연자원 수출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2017년 기준 원유ㆍ천연가스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57%를 차지하고 있으며 수출 비중은 90%가 넘을 정도다. 천연자원 덕에 1인당 GDP는 3만달러가 넘는다. 문제는 풍족하지 않은 매장량이다. 정유사 BP는 2035년이면 브루나이 석유가 고갈된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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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경제가 천연자원에 편중된 탓에 브루나이 정부는 2007년 1월 산업다변화를 포함한 장기 국가발전 전략인 '비전 2035'를 발표했다. 브루나이 자원관광부는 관광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해 2020년까지 45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모은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 이슬람사원(모스크)을 비롯한 이슬람 유적지와 국왕의 거처인 이스타나 누룰이만 왕궁 등 관광지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관광산업을 부흥시키려는 노력은 일정 부분 성과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브루나이 국제공항을 통해 27만8136명이 입국했으며 이는 2017년 25만8955명보다 7.4% 증가한 수치다.


◆보수화가 오히려 여행산업에 호재= 관광산업의 발전을 꾀하는 브루나이에 이슬람 보수화가 역설적으로 호재가 되고 있다. 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는 전 세계 무슬림 인구가 2020년 24.9%, 2030년에는 26.5%로 꾸준히 증가하며 2030년에는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 무슬림 인구가 힌두교도를 뛰어넘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슬람 여행시장은 2019년 238억달러(약 28조원)에 이르고 세계 관광 지출의 13%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 무슬림 여행정보 플랫폼인 할랄트립은 2025년까지 무슬림 여행객들이 소비하는 비용이 1000억달러(약 120조원)에 이른다고 관측하기도 했다.


보수화되고 있는 브루나이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무슬림 여행객들에겐 매력적인 여행지가 되고 있다.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와 할랄을 엄격히 지키는 브루나이에 대한 무슬림 여행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브루나이에선 모스크에 입장하려면 여성은 히잡을 착용하고 남성은 반바지를 입지 못하는 등 옛 율법을 엄격하게 지키고 있다. 이슬람 유적지 역시 잘 보존돼있다. 인권단체인 브루나이프로젝트의 설립자 메튜 울프는 BBC방송에 브루나이 정부가 경제 위기를 타개하는 방법으로 보수화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슬람 세계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이슬람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의도"라면서 "이는 시장에 어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동남아시아 전문매체 아세안포스트는 브루나이의 주변 국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보수화도 브루나이 관광산업에 긍정적이라고 보도했다. 브루나이를 찾는 관광객 중 21.4%는 말레이시아인이며 9.9%는 인도네시아인이다. 아세안포스트는 최근 말레이시아에서는 신살라피즘(이슬람 정통주의)이 등장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국민들도 보수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국가의 보수화로 브루나이 관광산업이 발전 가능성을 가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정윤 수습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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