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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Scene One Story]노트르담의 장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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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트르담의 곱추'.

영화 '노트르담의 곱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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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문트 프로이트는 해질 무렵 노트르담 대성당에 갔나 보다. 1885년 파리에 가서 대성당을 처음 본 그는 감동한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전엔 느껴본 적이 없던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마음을 움직일 정도로 엄숙하고 어두운 것을 본 적이 없다." 다음 세기에 파리를 방문한 여행자도 프로이트와 다름없이 감동할 것이다. 노트르담 대성당에는 시대를 뛰어넘는 아름다움과 힘이 있다.


이곳에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대관식(1804)을 했고 잔 다르크는 명예 회복 재판(1455)을 거쳐 마녀에서 '오를레앙의 성녀'로 다시 태어났다. 수많은 왕과 황제가 대관식을 하고 왕족들이 세례를 받았다. 샤를 드골과 프랑수아 미테랑의 장례식도 열렸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의 영혼이다. 작가이자 역사 전문가인 베르나르 르콩트는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의 역사와 문화 전체를 의미한다"고 했다.

1163년 짓기 시작해 1330년 완공한 고딕 건축의 걸작. 길이 130m, 폭 48m, 천장 높이 35m, 탑 높이 69m의 대건축물로 4각형 쌍탑과 쌍탑의 선을 따라 정면을 세 부분으로 나눈 버팀벽의 수직선, '그랜드 갤러리'의 수평선이 '장미창'을 중심으로 비할 데 없는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장미창은 고딕 성당 입구에 있는 크고 둥근 모자이크 창이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장미창은 그중에서도 걸작으로 꼽힌다. 구약성서와 신약성서의 장면, 열두 사도의 삶과 예수의 부활 등 종교적 서사를 담고 있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장미창은 4월15일 발생한 대화재로 첨탑과 지붕이 붕괴하는 참사 속에서도 화를 면했다.


영화감독 장 들라누아는 1956년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아 대작 영화 '노트르담의 곱추'를 만들었다. 지나 롤로브리지다가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앤서니 퀸이 곱추 콰지모도를 연기했다. 영화는 거대한 종소리와 장미의 창을 배경으로 막을 올린다. 당연한 일이다. 장미의 창은 성모에게 바친 노트르담 대성당의 상징이며, 대성당의 본질이니까. 노트르담은 성모 마리아라는 뜻이다. 장미는 12세기부터 기독교의 상징이었다. 하얀 장미는 순결한 성모 마리아를, 붉은 장미는 순교를 상징한다. 대성당의 화재는 믿음이 사라져가는 현대에 신앙이 감수해야 할 또 하나의 순교처럼 보인다. 그러나 대성당은 화재의 참화를 이겨내고 끝내 부활할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5년 안에 복원을 마치겠다고 선언했다.




허진석 기자 huhba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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