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기생충' 칸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

마동석·김무열 주연 '악인전'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초청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칸영화제 집행위원회는 18일 기생충을 비롯한 공식 경쟁 부문 초청작 목록을 공개했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와 장 피에르 다르덴·뤽 다르덴 감독의 '아메드', 자비에 돌란 감독의 '마티아스 앤 막심', 켄 로치 감독의 '쏘리 위 미스드 유' 등 열아홉 편이다.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두고 경쟁한다.

대열에 합류한 기생충은 봉 감독의 일곱 번째 장편영화다.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 사장(이선균)네 집을 찾으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송강호와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이 주연한다.

봉 감독의 칸영화제 진출은 다섯 번째다. '괴물'이 2006년 감독주간에 초청됐고, 2008년 '도쿄!'와 2009년 '마더'가 각각 '주목할 만한 시선'에서 상영됐다. 2017년에는 넷플릭스와 함게 제작한 '옥자'로 경쟁 부문에 가세했다. 그는 "유난히 뜨거웠던 지난여름, 기생충 촬영에 몰두했던 스스로와 배우들, 그리고 제작진 모두와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지금 현재 우리 시대의 생생한 모습이 담긴 영화를 칸 영화제의 열기 속에서 처음으로 선보이게 돼 영광스럽고 설렌다"고 했다.

송강호는 '괴물'과 '밀양(2007년 경쟁 부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년 비경쟁 부문)', '박쥐(2009년 경쟁 부문)'에 이어 다섯 번째로 칸영화제에 소개된다. 이선균은 '끝까지 간다(2014년 감독 주간)' 뒤 두 번째, 최우식은 '부산행(2016년 비경쟁 부문)'과 옥자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 쾌거로 한국영화는 4년 연속 이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앞서 이름을 올린 작품은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2016년)'와 옥자, 홍상수 감독의 '그 후(이상 2017년)', 이창동 감독의 '버닝(2018년)'이다. 모두 호평을 받았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역대 칸영화제에서 수상한 한국영화로는 2002년 '취화선(임권택 감독·감독상)', 2004년 '올드보이(박찬욱 감독·심사위원대상)', 밀양(전도연·여우주연상), 2009년 '박쥐(박찬욱 감독·심사위원상)', 2010년 '시(이창동 감독·각본상) 등이 있다.

이원태 감독의 '악인전'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장르영화를 소개하는 미드나이트 스크리닝(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우연히 연쇄살인마의 표적이 됐다가 살아난 조직폭력배 보스(마동석)와 범인 잡기에 혈안이 된 강력반 형사(김무열)가 연쇄살인마 K를 쫓는 내용의 범죄 액션물이다. 주연한 마동석은 부산행에 이어 두 번째로 이 부문에 초청됐다.

올해 칸영화제는 내달 14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남부 칸에서 한다. 영화 '버드맨'과 '레버넌트'를 연출한 멕시코 출신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는다. 개막작은 짐 자무시 감독의 '더 데드 돈트 다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