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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젊은이들이여, 세상에 뛰어들어 경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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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이 제게 맞을까요? 이 길이 제 길일까요?"


수도 없이 듣는 질문이다. 그런데 가보지 않고는 그 길이 내 길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일단 아무 길이라도 선택해서 가다 보면 방향감각이 생겨 다시 돌아올 수라도 있다. 그런데 어떤 길이 내 길일까, 고민만 하다가 날이 어두워지면 아무 데도 갈 수가 없다. 그런 면에서 아르바이트는 돈도 받으면서 다양한 직업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나는 대학생 때 수십가지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분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축 주상복합 분양 신청을 받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부동산시장에 대해 공부하게 됐다. 좌담회에 참석하며 마케팅을 위한 시장조사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게 됐다. 리서치회사에서 일할 때는 금융상품에 관한 시장조사를 위해 수많은 펀드매니저들을 만나기도 했다. 또 축제 MC를 하면서 어깨 너머로 공연 기획에 대해 어렴풋이 알게 됐다. 이토록 다양한 경험은 내 꿈의 씨앗이 돼줬다. 그러니 아르바이트를 '알바생'처럼 하지 말자.


세상 어떤 일이든 시간 때우기, 돈벌이로 생각하면 일에서 의미를 찾을 수 없다. 주차요원 중에는 손가락만 까딱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어느 대학교 응원단 출신의 학생들은 응원하듯 신나는 동작으로 백화점에서 주차안내를 해서 화제가 됐다. 기왕 하는 일이라면 그들처럼 즐겁게 긍정적으로 하면서 능동적으로 개선점을 찾아보자. '난 나중에 내 사업을 할 거니까 지금은 그냥 돈이나 벌자'라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바로 지금 이 일이 내 사업을 위한 연습이라 여기고 내가 사장이라 생각하며 일을 해보는 것이다.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면 어떻게 테이블 회전율을 올릴지, 추가 주문을 더 많이 받을지를 고민해보자. 가게에서 일한다면 손님들이 물건을 바로 사게 할 결정적 계기를 궁리해보자. 이런 경험들이 나중에 창업했을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르바이트의 또 다른 장점은 직업에 대한 다양한 옵션을 준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떠나면 굶어 죽을까 봐 두려워하지만 많은 일을 해본 경험은 뭘 해도 굶어 죽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준다. 나 역시 영국에서 하던 번역 아르바이트 덕분에 번역회사를 차리게 되었고, 인터넷 기자를 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블로그를 꾸민 덕분에 작가라는 직업을 갖게 되었다. 5년간 아이들에게 과외를 하면서 영어 단어를 하나 더 가르치기보다는 꿈을 가지라고 동기부여를 하던 것이 강연자로서 일하는 데 밑바탕이 됐다.

주어진 아르바이트만 찾아다닐 필요는 없다. 취미나 재능을 바탕으로 아르바이트 기회를 직접 창출할 수도 있다. 대학교 음악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다면 공연 기획사를 찾아가 각종 행사에 전문 밴드보다 저렴하게 공연을 하겠다고 제안해보라. 이러한 경험은 나중에 직장에 들어가도 주말이나 저녁에 돈을 받으며 음악을 계속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준다. MT나 술자리만 가면 분위기를 휘어잡는다고? 다른 건 몰라도 말발 하나는 자신 있다고? 레크리에이션 자격증을 따서 돌잔치 MC나 레크리에이션 강사로도 활동할 수 있다.


아르바이트뿐만 아니라 봉사 활동, 동아리나 동호회 활동, 종교단체나 학생회 활동 등을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사회 경험을 해볼 수 있고, 업무 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렇게 경험을 차곡차곡 쌓은 후 실전에 임한다면 도서관에서 공부만 하다가 직장에서 뒤늦게 오춘기를 겪는 친구들보다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


세상에 나가 도전해야 할 수많은 학생들이 스펙을 쌓겠다고 불타는 청춘을 도서관에서 보내는 것은 국가적 낭비라고 외치고 싶다. 글로벌 경쟁력은 공부만 열심히 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젊은이들이여, 제발 세상으로 뛰어들어라!


김수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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