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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야 토제방울 그림은 수로왕 건국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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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야박물관 20일 토제방울 공개…그림 해석 두고 의견 분분

대가야 토제방울 그림은 수로왕 건국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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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경북 고령군과 대동문화재연구원은 20일 대가야박물관에서 토제방울을 공개했다. 5세기 후반 대가야 어린아이 무덤에서 출토한 지름 약 5㎝의 유물이다. 희미한 선이 새겨졌는데, 거북 등껍데기처럼 보인다. 대가야 지배계층 무덤이 운집한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에 탐방로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대동문화재연구원은 삼국유사 '가락국기(駕洛國記)'에 등장하는 수로왕 건국설화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배성혁 조사연구실장은 토제방울 사면에 있는 그림 여섯 개를 각각 남성 성기와 거북 등껍데기, 관을 쓴 남자, 춤을 추는 여자, 하늘을 우러러보는 사람, 하늘에서 줄에 매달려 내려오는 자루라고 해석했다.

가야 건국설화와 연결고리로는 거북 등껍데기를 지목했다. 가락국기에 나오는 노래인 구지가(龜旨歌)의 가사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밀라. 만일 내밀지 않으면 구워 먹으리'를 연상케 한다는 추정이다. 그는 "거북 머리는 신과 하늘을 상징하고, 거북은 신과 인간을 매개하는 동물로 알려졌다"면서 "거북을 보고 가락국기 내용을 분석했다"고 했다. 관을 쓴 사람에 대해서는 "얼굴은 없고 위에 뫼 산(山)자만 있는데, 대가야 수장층 무덤에서 출토한 금동관 장식과 흡사하다"고 했다. 이어 "가장 큰 논쟁거리가 될 만한 그림은 하늘을 우러러보는 사람"이라면서 "말 같기도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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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펜던트처럼 보이는 그림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자루라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가야 건국설화에서 자루가 자줏빛 줄에 매달려 내려와 땅에 닿고, 이 자루 안에 담긴 알이 수로왕과 가야 왕들이 됐다는 이야기와 관련이 있다는 설명이다. 배 실장은 "자루 속에 금빛 상자와 알이 있듯, 토제방울 속에도 자그마한 구슬이 있다"며 "알에서 시조가 탄생했다는 난생(卵生) 설화가 구지봉이 있는 김해 금관가야뿐만 아니라 대가야에도 존재했다"고 강조했다.


현장을 둘러본 자문위원들의 생각은 엇갈렸다. 김세기 대구한의대 명예교수는 "가야 연맹체 가운데 전기에 주도권을 쥔 금관가야의 건국설화가 가야 전체에 퍼졌음을 알려주는 자료"라며 조사단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노중국 계명대 명예교수는 "조사단의 분석보다 합리적인 해석이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는다"면서도 "거북·개구리·말 같은 동물을 새긴 아이용 노리개일 수도 있다"고 했다.

이희준 경북대 명예교수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무엇보다 개별 그림에 대한 치밀한 사실 검증이 필요하다"며 "그림 한두 개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면 전체 의미가 바뀔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건국설화는 정치적 필요에 따라 만들어지는데, 수로왕 이야기도 언제 완성됐는지 알 수가 없다"며 "100년 전에 일어난 3·1운동에 대해서도 역사적 해석이 다양한데, 당대에 퍼진 가야 건국설화가 문헌에 기록된 가락국기와 일치했다고 볼 근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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