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대법 "소송 응했지만 각하…채권 소멸시효 중단 효과 없어"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대법원이, 채무가 없다며 상대방이 낸 소송에 대해 '채권이 있다'며 적극적으로 반박 답변서를 내는 등 응소를 했더라도 해당 소송이 위법해 각하됐다면 소송제기에 의한 채권 소멸시효 중단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놨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생산설비정보화시스템 개발업체 A사가 국가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대전고법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국가가 A사가 낸 소송에 응소해 적극적으로 권리를 주장했으나 그 권리 주장에 대한 판단이 없이 소송이 각하됐으므로 국가의 응소에는 재판외 최고 효과만 발생한다"고 봤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정보화사업 지원을 받던 A사는 2010년 진흥원이 'A사의 사업실패에 따라 지원계약 해지됐다'며 지원금을 반환하라고 통보하자 반환통보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행정소송을 냈다. 진흥원도 답변서를 내는 등 적극적으로 응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진흥원의 반환통보는 행정청의 행정처분이 아니므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며 소를 각하했다. 이에 A사는 2015년 진흥원을 상대로 '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민사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이번에도 '소송 상대방이 진흥원이 아니라 국가'라며 또 다시 각하결정을 했다.

A사는 2017년 국가를 상대로 다시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을 제기하면서 "2010년 채무가 발생한 후 5년이 지나 채권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다.


1ㆍ2심은 "진흥원이 A사의 소송에 두 차례 응소하면서 채권 소멸시효가 중단됐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하지만,대법원은 "본 소송이 각하된 경우에는 응소도 '재판상 청구'라는 성질을 잃게 된다"는 취지로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했다.


이는 채무자가 낸 소송에 채권자가 응소하면 '적극적인 권리행사'로 인정돼 채권 소멸시효 중단효과가 발생하는데, 소송이 요건 미비로 각하된 경우에는 응소 자체도 각하된 것으로 간주돼 소멸시효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려면 채권자가 소송을 제기하는 등의 적극적인 권리행사를 해야 한다. 통상 채무자가 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낸 소송에 채권자가 응소하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간주해 소멸시효 중단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법원의 각하결정으로 채무자가 낸 소송이 없었던 것으로 되면 채권자의 응소도 없었던 것이 돼 소멸시효 중단효과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의 요지다.


재판부는 "국가의 응소로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 효과가 발생했다고 판단해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은 소멸시효 중단사유인 응소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오동운 후보 인사청문회... 수사·증여 논란 등 쟁점 오늘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 인사청문회…'아빠·남편 찬스' '변호전력' 공격받을 듯 우원식,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당선…추미애 탈락 이변

    #국내이슈

  • 골반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3년 만에 앉고 조금씩 설 수도" "학대와 성희롱 있었다"…왕관반납 미인대회 우승자 어머니 폭로 "1000엔 짜리 라멘 누가 먹겠냐"…'사중고' 버티는 일본 라멘집

    #해외이슈

  • '시스루 옷 입고 공식석상' 김주애 패션…"北여성들 충격받을 것"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김 여사 수사 "법과 원칙 따라 제대로 진행" 햄버거에 비닐장갑…프랜차이즈 업체, 증거 회수한 뒤 ‘모르쇠’

    #포토PICK

  • 車수출, 절반이 미국행인데…韓 적자탈출 타깃될까 [르포]AWS 손잡은 현대차, 자율주행 시뮬레이션도 클라우드로 "역대 가장 강한 S클래스"…AMG S63E 퍼포먼스 국내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한-캄보디아 정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 "결혼 생활 파탄이 났다" [뉴스속 용어]머스크, 엑스 검열에 대해 '체리 피킹'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