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주의·국제기구 무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세계 3대 금융기구 수장 임명권 손에 넣나
신흥국들 중심 반발 예상돼 갈등 일어날 듯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김용(59) 세계은행 총재가 임기를 3년 반이나 남겨 둔 상황에서 전격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불화설 및 내부 직원들과의 갈등설 등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차기 총재 선임을 놓고 미국과 신흥국간의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ㆍAFP 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총재는 이날 성명을 내고 "극심한 빈곤을 종식시킨다는 사명에 헌신하는 열정적인 사람들로 가득한 기관의 총재로 일한 것은 큰 영광"이라며 다음달 1일자로 사의를 표시했다. 2012년 취임해 한차례 연임에 성공한 김 총재가 오는 2022년 7월로 예정된 임기를 3년 반 가량이나 남긴 상태에서 갑자기 사퇴를 결정하면서 배경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언론들은 우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된 김 총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블룸버그는 김 총재 후임 선출을 두고 전통대로 가장 많은 자금을 대는 미국과 신흥 시장 국가들간에 서로 총재를 추대하려는 갈등이 예상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특히 세계은행이 대표해 온 다자주의와 국제기구의 역할ㆍ존재에 대놓고 회의적인 시각을 표출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총재를 선출할 기회를 얻게 되면서 신흥국들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새로 올 총재는 다자주의를 대하는 트럼프 정부의 노골적인 적개심에 맞추면서 세계은행 정당성을 지키는 어려운 과제를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글로벌개발센터(CGD)의 스콧 모리스 선임연구원도 블룸버그에 "트럼프 정부가 세계은행에 대놓고 적대적인 인물을 총재 후보로 지명한다면 다른 국가들의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면서 "나가서 다른 회원국들로부터 지지를 얻어내야 하는데 이를 확실히 보장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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