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11월10일, 진보당 창당대회에서 울려퍼진 카랑카랑한 목소리, 당위원장이었던 죽산 조봉암 선생이다. 진보당 강령에는 '공산독재는 물론 자본가와 부패분자의 독재도, 이를 배격하고 진정한 민주주의 체제를 확립하여 책임있는 혁신정치의 실현을 기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생산분배의 합리적 계획'도 주된 강령 중 하나였다. 대한민국 첫 진보 정당이었다.
이와 달리 주류 정당의 모태는 해방 직후 만들어진 한국민주당(한민당)이다. 김성수, 송진우, 이인, 이극로, 조병옥 등이 주축이었다. 언론과 지주, 자본가 등 엘리트 주도 정당이었다. 이후 신익희 선생 주축의 민주국민당을 거쳐 1955년 민주당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조봉암 선생은 두 차례 대선에 출마해 차점자로 낙선했다. 자유당에겐 눈엣가시였다. 민주당 입장에서도 야당의 표를 나눠야 하는 불편한 존재였다. '진보당 사건'이 터졌다. 조봉암 선생은 국가변란을 목적으로 진보당을 결성하고 간첩행위를 했다는 혐의를 뒤집어쓰고 사형당했다. 진보당은 사라졌다. 대법원은 2011년 조봉암 선생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사법 살인'에 대한 고백과 다름없었다.
거슬러보면, 쉽게 말하는 보수와 진보라는 구분을 달리 볼 필요가 있다.
이 당의 전 대표는 '북에 보냈다는 귤 상자 속에 귤만 들어있다고 믿는 국민들이 얼마나 되겠나'라는 글을 올려서 '차떼기당'의 추억을 불러일으켰다. 선거 참패 이후 당 개혁은커녕 분란만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적 구분법을 떨쳐내고 바라보자. 자, 이것은 보수인가.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르포]"정부가 보조금 퍼붓는데 어떻게 버티나" 전...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