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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국감]"화재 현장 영웅, 행정은 초보"…첫 소방청 국감 '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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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구급대.사진은 기사와 무관[이미지출처=연합뉴스]

119 구급대.사진은 기사와 무관[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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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소방청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소방직 공무원들 입장에선 지난해 7월 독립 후 사상 처음으로 독립청 단위로 받게 되는 국감으로 역사적인 날이다. 하지만 평소 화재 진압ㆍ재난 구조 현장에서 보여준 소방관들의 '영웅' 이미지는 온데 간데 없이 행정의 난맥상이 고스란히 지적됐다.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저격수'로 나섰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사전 배포 자료를 통해 소방청이 휴대용 초음파 검사 장비 등 고가의 구급 장비 수백억원 어치를 구입해 놓고 전혀 써먹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부터 지금까지 전국 시도에서 구매한 전문구급장비 종류는 35종류인데, 9종류를 제외한 장비는 구매 후 사용한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3년간 600억원을 들여 산 장비 중 255억원어치가 구급활동에 무용지물인 셈이다. 종류 별로 '골강내 주사세트'의 경우 부산, 대구, 대전, 충북, 경북, 창원에서는 사용되지 않았으며 타 지역도 1년 동안 평균 3.2건 사용한 것이 전부였다. 또 '휴대용 초음파기'의 경우 고가의 의료장비지만, 의사가 직접 또는 의사의 지도 하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사실상 구급차에서는 쓸 일이 없다.
소방청은 2015년 이후 1조원에 가까운 소방안전특별교부세를 지원받아 이같은 장비를 대폭 확충했지만 판매 업체 배만 불린 꼴이 된 것이다. 소방청은 이 돈으로 휴대용 초음파기 등 주요 구급장비 보급률 20%대에서 지난해비 100%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또 안 의원은 2013년 2억3000만원을 들여 음성 통화가 어려운 환자, 장애인, 외국인 등을 위해 구축했다는 119신고앱이 '무용지물'이 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7년간 누적 다운로드 건수는 18만8792건에 불과하며, 신고 건수도 총 8179건으로 이중 1117건만 실제 신고였다. 해당 기간 동안 119로 신고 들어온 건수 6616만5242건 중 119앱의 비율이 0.002%도 못 미쳤다. 한국어가 어려운 외국인들도 쉽게 신고할 수 있도록 앱을 개발했다고 했지만 한글을 제외하고는 타 국가 언어를 지원하고 있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다세대 주택이나 아파트 같은 경우 층수가 아닌 GPS를 통해 좌표로만 전송되기 때문에 정확한 위치파악에 어려움이 있다.

인사 난맥상도 드러났다. 안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고위소방공무원의 진급에 지역 차별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7년간 출신지역별 진급 현황을 살펴보면 경북, 경남, 대구, 부산의 영남권 출신이 25명으로 전체의 37.9%를 차지했다. 이어 서울, 경기, 인천의 수도권 출신이 22.7%(15명), 충북, 충남, 대전의 충청권 출신이 21.2%(14명), 전북, 전남의 호남권 출신이 10.6%(7명), 강원 출신 4.5%(3명), 제주 출신 3.0%(2명)의 순이었다. 지난 7년간 진급자 중 광주 출신은 전무했다. 인 의원은 "소속과 출신지역 등에 따라 고위 진급자의 편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인사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심지어 막대한 예산 지원을 받으면서 기본적인 소방관들의 급식 문제에도 소홀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안 의원에 따르면 지난 9월 한달 간 전국 소방서 급식현황 사진을 조사한 결과 같은 메뉴를 연속으로 내놓거나 단백질이 부족한 식단이 많았다. 이는 예산 부족 등이 문제가 아니라 체계적인 관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다수 소방서는 시도에서 지원하는 보조금과 자체 예산으로 구내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시도마다 지원하는 예산이 달라 식사의 질이 제각각인 상황이라는 것이다.

보통 소방관들 월급에 포함된 식대(13만원)를 모아 밥을 해주는 계약 직원을 고용하지만, 자격증을 가진 전문 영양사가 아니다 보니 제대로 된 식단표 구성도 없어 영양 균형이 맞지 않다. 소방관들은 365일 24시간 근무하지만 식당 인력의 휴가 등으로 식당이 운영되지 않으면 배달 음식 등으로 끼니를 해결해야 한다. 또 13만원의 식대를 하루치로 계산하면 4200원 꼴로, 보통 2끼 먹는 소방관들은 광장히 적은 금액이라 질적으로도 처질 수 밖에 없다. 식사 시간도 1시간 남짓으로 출동으로 때를 놓치면 굶어야 한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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