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사법농단' 의혹을 둘러싼 검찰의 수사와 관련해,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 기준이 여전히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등 사법부 외의 기관에 대한 영장은 비교적 수월하게 발부되는 데 반해, 전·현직 판사의 경우 직급 고하를 막론하고 압수수색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전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수용실을 압수수색했다. 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 당시 원세훈 국정원장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측근인 박채윤씨의 소송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전날 영장이 기각된 전·현직 판사들 중에는 곽병훈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곽 전 비서관은 법원행정처 기획담당관과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거친 엘리트 판사 출신이다.
그는 2015년 2월~2016년 5월 우 전 수석 밑에서 일하면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과 박채윤씨 특허 소송 등과 관련된 '재판 거래'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달에도 곽 전 비서관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된 바 있다.
법원의 영장 줄기각 기조가 이어지면서 검찰의 수사가 장기화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수사가 4개월 차에 접어들면서 실효성 있는 압수수색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는 것도 검찰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검찰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회적인 방법으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전날 압수한 증거물 등을 분석한 뒤 조만간 우 전 수석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대법원 '윗선'과 실무진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도 조만간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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