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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내각 '관료들의 귀환…'경제 원톱' 김동연에 힘 실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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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내각 '관료들의 귀환…'경제 원톱' 김동연에 힘 실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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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의 가장 큰 특징은 '관료 출신 중용'으로 요약된다. 1기 내각이 시민단체ㆍ학자ㆍ정치인 중심이었다면, 지난달 30일 단행한 개각 명단에는 관료 출신 인사들의 이름이 눈에 띄었다. 고용절벽과 경기둔화 등 경제이슈가 불거지고 부처간 정책 혼선이 심해지면서, 관료 출신 인사들을 중용함으로써 보다 안정감 있는 국정 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경제정책을 중심으로 청와대와 경제 컨트롤타워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엇박자가 여전하고, 공직사회의 활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처방 없이는 정책 전반에 혼선과 무기력이 묻어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권마다 반복되는 2기 내각 컨셉=2기 내각의 가장 큰 특징은 관료들의 전진 배치다. 1기 내각에서는 19명의 국무위원 중 김 부총리가 유일한 정통관료 출신이었다. 2기 내각에서는 관료 출신이 두 명이나 많아졌다. 교수 출신인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대신 산업정책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성윤모 전 특허청장을, 조직 장악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들었던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자리에는 이재갑 전 고용노동부 차관을 낙점했다.
청와대는 부분적인 인적 쇄신을 통해 2년차 하락세에 접어들기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국정 동력을 다시 가져오겠다는 구상이다. 여당이 지난 6ㆍ13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경제정책 혼선으로 인한 중도층 이탈, 지지층 반발에 직면했다.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은 정권 출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6일 발표한 9월 첫째주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52.9%였다. 리얼미터 조사 기준으로 55%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41.0%로 높아졌다.

가장 큰 논란을 불러온 것은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부동산 정책이다. 올해와 내년에 걸쳐 최저임금을 각각 16.4%, 10.9% 인상하면서 자영업자와 일자리를 잃은 저소득층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또 집값을 잡겠다며 내놓은 각종 부동산ㆍ조세 정책들이 오히려 집값 인상을 부추겨 서울 아파트 값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임대사업자에게 세제혜택을 줘 집값을 잡겠다는 정책을 내놨지만, 오히려 다주택자들이 임대사업자 혜택을 악용하면서 집값이 더 뛰자 세제혜택을 없애기로 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로 비판을 받고 있다.

과거 정부들도 집권 2~3년차에 비슷한 몸살을 앓으면서 관료를 적극 등용했다. 노무현 정부는 1기 때 강금실 법무장관, 이창동 문화부 장관 등 개혁ㆍ진보 성향의 인사가 대거 포진돼 '코드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탄핵 정국을 거쳐 2기 내각을 구성하면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 김병일 기획예산처 장관 등 관료 출신 인사들을 대거 중용했다. 이명박 정부 역시 1기 때 이른바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ㆍ강부자(고려대-소망교회-영남) 내각으로 논란을 빚었지만, 2기 내각과 경제팀에는 경제관료들을 대거 배치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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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갈등'은 현재진행형=경제 콘트롤타워인 김 부총리는 정부 출범 초기 장하성 정책실장을 비롯한 소득주도성장론자들의 득세로 인해 '패싱' 논란에 시달렸다. 최저임금 논란과 경제상황 판단, 삼성 투자 구걸 논란 등 주요 현안에서 김 부총리는 장 실장과 엇박자를 냈다. 문 대통령을 둘러싼 측근 참모들은 '관료들은 적폐'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경제정책을 기획ㆍ조정하는 기재부도 들러리 신세가 됐다. 주요 정책 추진의 주도권은 기재부보다는 청와대나 여당, 실세 장관 쪽에 실렸다. 이른바 '부자 증세'로 불렸던 소득세ㆍ법인세ㆍ보유세 인상에 있어서도 김 부총리는 유보적 견해를 피력했다가 여당에 밀려 입장을 번복하기도 했다. 최근 문제가 된 임대사업자 세제혜택도 국토교통부가 밀어붙인 결과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 출범 초기 나름대로 의욕적으로 정책을 세우고 추진하려고 했지만 번번이 여당과 청와대의 반대로 무산되고 오히려 시키는 정책만 실행하는 기계처럼 돼 가고 있다"면서 "조직 내부에서 '잘 해 보자'는 화이팅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이 지난달 29일 54일만에 회동하며 불화설 진화에 나섰지만, 이후에도 두 사람은 서로 각자의 길을 걷는 모습이다. 김 부총리는 6일 휴가에서 복귀하자마자 소득주도성장 특별위원회 출범 현판식에 참석해 "소득주도성장도 시장을 감안해 정책 강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홍장표 특위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소득주도성장은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며 다른 의견을 냈다.

전문가들은 청와대 경제참모와 김 부총리 간 갈등이 길어지면 정권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각종 경제정책을 두고 당정청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보다 강력한 '원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강영철 한양대 특임교수는 "장 실장과 김 부총리 중 현장의 목소리에 좀 더 가까운 쪽을 중심으로 해 문 대통령이 콘트롤타워를 하나로 압축해야 한다"며 "장 실장은 소득주도 성장 이론의 기틀을 세운 경제학자에 가깝지만, 김 부총리는 내각 인사 중에서도 현장의 목소리와 가장 밀착해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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