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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5000원에 행복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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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에 반발하는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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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30대 직장인 A씨는 저렴한 물건을 파는 ‘다이소’에서 생필품이나 문구류 등을 5000~1만원어치 구매하는 게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었다. 그런 A씨에게 최근 소확행에 대한 회의감이 몰려왔다. A씨는 “얼마 전 다이소에서 5000원짜리 가상현실(VR) 기기를 사서 가지고 놀다가 문득 값싼 물건을 소유하는 것에 만족하는 내가 한심하게 느껴졌다”며 “VR 영상에 나오는 해외 유명 관광지를 직접 가고 싶은데 VR로 만족해야 하는 현실이 슬펐다”고 했다.

소확행에 대한 반발심을 갖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소확행은 작은 기쁨에 만족하는 삶을 뜻한다. 일본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1986년 발표한 에세이 ‘랑겔한스섬의 오후’에서 처음 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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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매체에선 퇴근 후 혼자 맥주를 마시거나 영화를 보는 걸 소확행의 대표 예시로 든다. 또 잔돈 재테크를 하면서 ‘푼돈’에 즐거워하는 젊은이들이 올바른 모습이라고 소개한다. 올 상반기 이런 내용을 소개하는 소확행 지침서가 서점가를 뒤덮기도 했다.
경제지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고 특히 청년의 삶이 팍팍해지면서 “소확행을 강요하지 말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6월 말 기준 15~29세 청년실업률은 9%, 청년 실업자는 38만8000명이다.

2년차 직장인 박모(29)씨는 소확행이라는 단어를 ‘극혐’한다. 박씨는 “주택 구입, 결혼 등 큰일을 치를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드니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라고 강요하는 것 같다”며 “소확행이야말로 젊은이들이 갖춰야할 인생의 덕목인 것처럼 유난떠는 사회의 모습이 싫다”고 꼬집었다.

취업준비생 김모(25·여)씨는 “대중매체에서 소개하는 소확행 삶이 실제 행복한 삶인 것인지 어쩔 수 없는 가난한 청춘들의 자기 위안인지 모르겠다”며 “수많은 청춘들은 취업이라는 난관에 봉착해 있고 취업 이후에도 연애 결혼 출산으로 이어지는 인생의 사이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을지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소확행이라는 단어가 청년들의 희망과 기대를 꺾는 단어로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며 “너무 지나친 기대와 목표를 가져서 불행하기 보다는 사소한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자는 본래 소확행의 의미를 살리면서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삶을 추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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