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나면 괜히 빙긋 웃게 되는 시다. 물론 이 시를 읽고 나서 눈앞의 물욕에 당산나무까지 판 마을 개발 위원의 욕심을 나무랄 수도 있을 것이고, 애초의 약속 따윈 헌신짝처럼 저버린 땅 매입자를 "사기꾼"으로 몰아 타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번연히 눈뜨고 당한 마을 사람들의 어리석음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송을 지키고자 하는 그들의 순박한 마음을 눈여겨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금방 뭔가 그럴듯한 삶의 이법 한두 가지를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일단 이 시를 재미있게 읽었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큭큭거리며 웃는 그 마음속에 이미 저 모든 깨달음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아니 그보다 사람 사는 동네란 어쩌면 욕심과 꾐과 어리석음과 순박함이 모두 모여야 이루어지는 게 아닐까 싶어서다.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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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정부가 보조금 퍼붓는데 어떻게 버티나" 전...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