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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플라스틱 없이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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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지난 5일은 '플라스틱 없는 하루'였다.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문재인 정부가 제안한 이 캠페인은 폐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해결책을 모색하자는 차원에서 기획됐다. 단 하루라도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데 동참하자는 취지다.

플라스틱 없는 하루는 말처럼 쉽지 않다. 미국의 저명한 과학 저널리스트 수전 프라인켈이 하루 동안 자신이 접촉하는 플라스틱 제품을 모두 기록했더니, 불과 45분 만에 노트 한 페이지가 가득 찼다고 한다. 말 그대로 '플라스틱 사회'다.
플라스틱은 '인간에게 내려진 신의 축복'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탄생했다. 저렴한 가격에 무궁무진한 활용성이 더해지며 인류에게 풍요와 편리를 안겨준 대표적 물질로 평가된다. 하지만 신이 내려준 선물은 오늘날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매년 바다로 흘러든 플라스틱 쓰레기가 이제 먹이사슬을 타고 흘러 인류의 생존마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빨대가 콧구멍에 꽂힌 바다거북, 비닐봉지를 삼켰다가 위가 파열된 상태로 발견된 돌고래 등은 더 이상 충격적이지 않다. 일본에서는 포획한 멸치 75%의 체내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는 연구도 있다.

특히 비닐봉지와 빨대, 컵 등 무심코 사용하고 버리는 일회용 플라스틱은 더 큰 문제다. 분리수거만 잘하면 괜찮다고? 재활용된 플라스틱의 활용도는 생각보다 높지 않다. 파쇄 후 재활용이 어려울뿐더러 오히려 처리비용이 더 크게 들기도 한다. 유엔(UN)에 따르면 해마다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비닐봉지는 약 5조개. 이를 펼쳐놓으면 프랑스 두 배 크기의 면적을 덮는다. 쉽게 쓰고 버리는 이 비닐봉지가 분해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무려 400년 상당이다.

플라스틱 신소재 개발이 가져올 미래가 무궁무진함은 분명하다. 하지만 환경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분해성 플라스틱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다. 덴마크, 아일랜드처럼 세금을 도입하는 방안도 고민해봐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 자원 순환 방식을 택하지 않는다면 인류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재활용 쓰레기 대란으로 큰 홍역을 치른 지 불과 몇 달 되지 않았다. 에릭 솔하임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은 "재사용할 수 없다면 거부하라"고 촉구했다. 당장 나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볼 때다. 그렇지 않다면 당장 내 식탁 위에 올려진 물고기에서 플라스틱을 발견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산드라 크라우트바슐의 무모한 도전이 담긴 책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의 일독을 권한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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