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임대 목적으로 보유·관리하고 있는 5층 이하 필로티 건축물(2층 이상 건물을 기둥만으로 떠받치고 지상층을 개방시킨 구조, 아파트 제외)의 내진 성능을 전수 조사한다. SH공사는 2016년 이후 경주·포항에서 규모 5.0이상 지진으로 5층 이하 소규모 주택, 특히 필로티 구조의 피해가 다수 발생했다는 점에서 지난해까지 이에 대한 기초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SH공사는 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필로티 구조물 총 1063개동을 대상으로 건물 안전에 대한 정밀 점검을 실시한다. 내진상세평가를 한 후 내진 성능이 부족한 건물은 구체적인 보강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SH공사는 다음 달 중 '필로티구조물의 내진성능상세평가 및 보강방안' 용역을 시작해 내년 초 결과물을 받아볼 예정이다.
SH공사는 1063개동의 도면을 전수 검토해 이들에 대한 분류 유형을 106개 이상으로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각각의 건물 상태는 기둥의 위치, 벽체의 유무 등에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에 전체 주택 수의 10%인 106개 수준으로는 유형분류가 돼야 세분화된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둥 사이의 거리 및 위치, 단면 크기, 필로티층 코어벽체의 위치, 코어 외 벽체의 벽량, 위치 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변수 등을 고려해 유형을 분류할 계획이다. SH공사 관계자는 "필로티 구조와 같은 비정형 구조물은 내진예비평가결과를 신뢰하기 어려워 건물 특성에 따른 내진상세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진성능상세평가를 진행할 유형을 106개 이상으로 잡아 분류를 진행함으로써 통상 구조가 취약한 대표 건물로만 진단 및 보강을 하는 방식과 차별화한다는 설명이다.
유형별로 분류된 필로티 건축물에 대한 정밀점검을 진행하는 한편 내진성능상세평가 대상 건물 중 도면이 없는 건물을 대상으로는 실측 도면도 작성한다. SH공사는 이 같은 건물이 약 40개동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면과 실제 건물의 형태가 다를 경우에도 실측 도면을 작성할 계획이다.
검사 결과 내진 성능이 부족한 건물에 대한 보강 방안 역시 구체화한다. 전 건물 대상 콘크리트 벽체 신설, 강판 벽체 신설, 기둥섬유 보강 등 최적의 보강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내진을 보강한 건물은 '건축구조기준(KBC2016)'에 정의된 내진2등급 건물(5층이하 소규모주택 해당)에 해당하는 인명안전수준의 성능을 만족시키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다.
내진성능상세평가 검증을 위한 관련 학회 등 전문가 집단의 자문도 구한다. SH공사는 "보강 방안을 선정할 때 건물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보강하는 공법을 선택하되 대상건물의 위치, 형태, 1층 주차공간의 위치 등 실제 시공 환경을 고려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공사에서 관리하고 있는 5층이하 소규모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입주민 안전 및 주택 안전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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