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유 피해 연 평균 27억원…2020년까지 20여억원 투입 '완벽한 감시체계' 구축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경기도 광교산 끝자락에 자리잡은 대한송유관공사의 판교 저유소. 울산, 여수, 대산에서 생산된 정유제품들이 수도권에 공급되기 전 임시로 저장되는 곳이다.
판교 저유소는 대한송유관공사가 운영하는 전국 여섯 개 저유소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전국 106개의 저유 탱크 중 40기가 판교 저유소에 집중돼 있다. 대한송유관공사 본사도 판교 저유소에 자리잡고 있다.
대한송유관공사는 지하 송유관을 이용해 휘발유, 등유 등 경질유를 전국 곳곳에 수송한다. 연간 1억7000만배럴 이상의 경질유를 수송하는데 이는 국내 유류 소비량의 약 58%에 해당한다. 전국 송유관의 총 길이는 서울-부산 거리의 약 3배인 1200㎞에 달한다.
대한송유관공사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기름 도둑들이다. 대한송유관공사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도유에 의한 유류 손실과 사후 복구·정화에 따른 비용이 연 평균 27억원에 이른다. 2015년에는 한 해에만 무려 75억원의 금전적 손실을 기록했다.
이날 대한송유관공사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언론에 사업장을 공개하고 2020년까지 도유 제로(Zero)화를 목표로 하는 마스터플랜을 공개했다. 변남하 대한송유관공사 송유운영실장은 "단순히 금전적 손실 방지가 목적이 아니다"라며 "화재와 인명 피해, 상수원 오염 등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도유 근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송유관공사는 마스터플랜에 따라 2020년까지 20여억원을 투입해 정밀하고 완벽한 감시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선적으로 야간 순찰을 확대하고 CCTV도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감시 기술체계를 더욱 고도화하기 위해 이미 여러 새로운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송유관에 손상이 생길 경우 원격으로 신호가 전달돼 도유범을 잡을 수 있는 배관손상감시시스템(PDMS), 송유관로 주변에 광케이블을 매설해 관로 주위에 접근·굴착시 발생하는 진동을 통해 경보가 가능한 DAS(Distributed Acoustic Sensing) 시스템 등이 현재 테스트 과정을 거치고 있다. 50㎝ 깊이에 케이블을 매설해 케이블이 끊어질 경우 경보 신호가 울리는 관로굴착 경보시스템도 현장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도유 신고 포상금을 최대 6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했으며 사법 당국과 공조를 통해 도유범들에 대한 형량도 강화할 계획이다.
대한송유관공사는 "도유는 환경오염과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활용 가능한 모든 인적, 기술적 방법을 통해 도유범죄를 예방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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