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왜 북미정상회담 전격 취소했을까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북미 양측 모두 정상회담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결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정상회담을 취소했을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에게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북한이 보인 극도의 분노와 적대감 때문에 회담을 개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이런 결정을 한 것은 이날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성명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최 부상은 최근 북한이 리비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경고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두고서 "그가 얼마나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인가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미국 부대통령의 입에서 이런 무지몽매한 소리가 나온 데 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등을 표현하며 비판했다. 최 부상의 이 같은 발언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종의 미국 내 강경파에 대한 '손 봐주기' 성격을 띠는 것처럼 보였다. 외신들은 최 부상의 발언을 두고서 북한이 펜스 부통령을 'political dummy(정치적 바보)'로 표현했다고 긴급타전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CNN 방송은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그 보좌진들은 최 부상의 성명에 '격분'했고, 강경하게 대응하기로 방침을 잡았다고 전했다. 특히 펜스 부통령을 직접 겨냥한 것에 대해 미국 내 관리들이 화나게 했다는 것이다.

자세한 정황은 추가적으로 확인해야겠지만, 미국으로서는 북한이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어섰다고 본 것으로 보인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