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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바라보던 천체물리학도, 블록체인 은하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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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히어로즈⑥] 나일 무어 글로스퍼 개발총괄본부 과장
우주 바라보던 천체물리학도, 블록체인 은하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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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아일랜드 출신 나일 무어 글로스퍼 기술개발본부 과장이 개발자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초등학생 시절이다. 남동생과 함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기면서다. 컴퓨터가 군대를 운용하고 전술을 펼치는 인공지능(AI)을 보면서 개발자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후 스코틀랜드 최고(最古)의 대학인 세인트 앤드루스 대학에 입학해 천체물리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단순히 육안으로 하늘을 바라보지 않고 컴퓨터 언어로 우주를 관찰했다. 직접 은하를 컴퓨터로 모델링하면서 빛의 밝기에 따른 분포로 블랙홀의 깊이를 분석하는 등 개발자로서의 역량을 키웠다. 석사 학위 전공은 아예 컴퓨터과학으로 정하며 개발 역량을 키우는 데에 집중했다.

그러던 중 나일 과장은 약 5년 전 친구의 소개로 블록체인을 처음 접했다. 블록체인은 쉽게 말해 중개자를 없애주는 기술이다. 블록체인에 참여한 모든 이들이 정보를 공유하며 비교검증하기 때문에 위ㆍ변조가 불가능하다. 구글, 페이스북 등과 같이 중간에서 정보를 독점하며 시장을 좌우하는 중개자도, 수수료를 잔뜩 떼어가는 거래 중간단계도 없다. 탈중앙화를 통한 정보의 민주화라고 불리는 이유다. 각종 블록체인 관련 논문과 자료를 파헤치며 블록체인에 빠져든 그는 "알면 알수록 신기하고 새로운 생태계였다"라며 "새로운 은하를 발견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블록체인에 빠져있던 그는 지난해 글로스퍼에 합류, 블록체인 기반의 국내 최초 지역 가상통화인 '노원화폐', 지난 9월 1차 가상통화 공개(ICO)에서 8시간만에 150억원을 조달한 '하이콘' 등 각종 굵직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현재는 하이콘을 기반으로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엮는 '인피니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모르는 이용자들도 이 플랫폼 상에서 자체 화폐를 발행하고 사내 전자문서관리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자유롭게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나일 과장은 "블록체인을 이용해 개발된 다양한 결과물들을 모두 연결하는 하나의 성계(星界)인 셈"이라고 말했다.

글로스퍼의 여러 프로젝트 중 상당수는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하이콘을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가 많은 만큼, 가상통화에 대한 규제와 시선이 따가운 한국보다는 해외가 자유롭게 뻗어나가기 쉽다는 판단에서다. 이달 초에는 하이콘 프로젝트 관련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경영대학 블록체인센터(FSBC)와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나일 과장은 "한국은 정보기술(IT) 인프라 만큼은 세계 최고지만 규제적인 측면에서는 세계적인 흐름에 뒤쳐진 것 같다"라며 "정부가 블록체인과 가상통화를 분리해서 바라보고 있는 것도 그렇고 정교한 규제가 필요한 시점인데도 아무런 제도적 차원의 움직임이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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