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주최로 2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그랜드볼룸에서 '100년 기업의 조건 공동의 미래 창조하라'란 주제로 열린 '2018 아시아미래기업포럼'에 참석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0년 후를 바라보는 기업 지배구조를 강조한 것은 '기업 지배구조에는 정답이 없다'는 인식에서다. 소수 경영진과 다수 이해관계자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조화의 묘'가 필요하며, 짧은 기간에 일어나는 '혁명적' 변화가 아닌, 오랜 기간을 두고 개선해 나가는 '진화적' 과제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26일 열린 아시아미래기업포럼 기조연설에서 "건전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소수 의사결정자의 유연한 재량권 확보와 다수 이해관계자의 보호를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며 양가적 가치를 제시했다.
반면 그 소수가 의사결정을 함으로써 이해관계자의 권익이 훼손될 가능성도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소수 의사결정자의 판단이 부주의하거나 중대한 오류가 있거나 심지어 법을 위배하면서 의사결정을 한다면 이해관계자의 권익이 훼손될 수 있다"며 "소수주주ㆍ채권자ㆍ노동자ㆍ소비자ㆍ협력업체 등 다수 이해관계자의 정당한 권리을 침해하지 않도록 하는 보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해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도 인정했다. 김 위원장은 "소수 의사결정자의 재량권과 다수 이해관계자 보호를 어느 수준에서 조화시킬지 고민하면서 발전시켜나가는 게 기업 지배구조의 진화적 변화"라며 "기업 지배구조는 정답이 없는 문제이며, 하루이틀 사이 짧은 시간에 이뤄지는 혁명이 아니라 오랜 기간 진화하는 과제"라고 밝혔다.
또 동아시아 분업구조 속에서 상품 품질ㆍ가격에 비교우위를 갖고 있었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중국과 아세안(ASEAN) 국가가 한국을 무섭게 추격하고 있어 비교우위가 급격하게 마모 중이다. 고도성장을 가능케 했던 낙수효과 성장 모델도 제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으며, 고령화로 인구구조에 큰 변화를 겪으면서 성장잠재력 측면에서도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김 위원장은 "국제경제나 동아시아, 국내경제 차원에서 모두 어렵고 불확실하지만 아무 일도 안 하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생각하면 최악의 전략"이라며 "어려울수록 불확실한 이 상황에서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을, 10년 후의 기준을 갖고 결정하고 그 결정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가질 때 우리는 다시 한 번 '다이나믹 코리아'라는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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