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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폭발 美항공기 女조종사에 “담력 지닌 영웅” 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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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제탑과 침착한 교신 후 탑승객 안전 챙겨…美해군 FA-18 호넷 전투기 파일럿 출신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 소속 여성 조종사 태미 조 슐츠(사진=AP연합뉴스).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 소속 여성 조종사 태미 조 슐츠(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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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담력(nerves of steel)을 지닌 영웅".
3만2000피트(약 9700m) 상공에서 엔진 폭발로 동체에 구멍이 난 여객기를 몰고 인근 공항에 비상 착륙하는 데 성공한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 소속 여성 조종사 태미 조 슐츠(56)에게 쏟아지는 찬사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라가디아 공항에서 승객과 승무원 149명을 태우고 이륙한 사우스웨스트항공 1380편 보잉 737기가 이륙 20분 만에 왼쪽 날개의 엔진 폭발로 기내 기압이 급강하했다. 비행기가 추락 위기에 놓이자 조종사 슐츠는 망설임 없이 기수를 인근 필라델피아 공항으로 돌렸다. 비상착륙을 시도한 것이다.

비행 중인 사고기 창문 밖으로 폭발한 엔진이 보인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비행 중인 사고기 창문 밖으로 폭발한 엔진이 보인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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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들 앞에 산소마스크가 떨어지고 깨진 창문으로 승객들이 빨려 나갈 것 같은 상황까지 벌어졌다. 기내가 순간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하지만 냉정함을 잃지 않은 슐츠 덕에 비행기는 무사히 착륙할 수 있었다. 여성 탑승객 한 명이 사망했지만 대형 참사는 면한 것이다.

슐츠는 관제탑과 교신하면서 "기체 일부가 소실됐다, 구멍이 났다"며 "탑승자 중 부상자가 있다"고 침착하게 알렸다. 그의 침착함은 교신 내용에 그대로 묻어 있다.



사망한 여성 탑승자에게 응급조치를 시도한 전직 간호사인 탑승객 페기 필립스는 NBC 뉴스에 "엔진이 날아가고 기체가 떨어지는 데 안전하게 착륙했다는 건 기적"이라며 "조종사는 진정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필립스는 "같이 탄 승객들, 승무원들, 특히 조종사가 매우 자랑스럽다"며 "이들 모두 정말 어마어마한 일을 해냈다"고 밝혔다.

승객 앨프레드 툼린슨은 슐츠에 대해 "대단한 담력을 지닌 여성 조종사"라며 "크리스마스에 선물카드를 보내고 싶다"고 칭찬했다.

승객들에 따르면 슐츠는 비상착륙 직후 조종석에서 기내로 나와 복도를 지나면서 승객들의 안전부터 챙겼다. 그는 승객들을 껴안아주기도 했다. 승객들은 자신들의 목숨을 살려준 슐츠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무사 착륙 후 촬영된 폭발한 엔진(사진=EPA연합뉴스).

무사 착륙 후 촬영된 폭발한 엔진(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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슐츠는 1983년 캔자스주 미드아메리카네이저런대학을 졸업하고 미 공군에 지원했다. 그러나 당시 공군은 여성 조종사에 대한 편견이 심해 그의 입대를 거부했다. 이에 슐츠는 해군에 입대해 FA-18 호넷 전투기를 모는 조종사가 됐다. 그는 FA-18 호넷에 탑승한 첫 여성 조종사들 가운데 한 명이다.

현재 미군 내 여성 조종사의 비율은 4%가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슐츠는 전역 전 교관으로 복무했다. 해군에서 여성 조종사의 전투 참가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군에서 남편을 만난 슐츠는 소령까지 진급한 뒤 1993년 예편했다. 그는 지금 남편과 함께 사우스웨스트항공 조종사로 일하고 있다. 부부는 슬하에 남매를 뒀다.

한편 사우스웨스트항공 여객기의 사고는 '금속피로(metal fatigue)' 때문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18일 발표했다. 금속피로란 고속 회전하는 기계장치 등에서 금속이 지속적인 진동에 의해 물러지면서 균열이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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