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담력(nerves of steel)을 지닌 영웅".3만2000피트(약 9700m) 상공에서 엔진 폭발로 동체에 구멍이 난 여객기를 몰고 인근 공항에 비상 착륙하는 데 성공한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 소속 여성 조종사 태미 조 슐츠(56)에게 쏟아지는 찬사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라가디아 공항에서 승객과 승무원 149명을 태우고 이륙한 사우스웨스트항공 1380편 보잉 737기가 이륙 20분 만에 왼쪽 날개의 엔진 폭발로 기내 기압이 급강하했다. 비행기가 추락 위기에 놓이자 조종사 슐츠는 망설임 없이 기수를 인근 필라델피아 공항으로 돌렸다. 비상착륙을 시도한 것이다.
슐츠는 1983년 캔자스주 미드아메리카네이저런대학을 졸업하고 미 공군에 지원했다. 그러나 당시 공군은 여성 조종사에 대한 편견이 심해 그의 입대를 거부했다. 이에 슐츠는 해군에 입대해 FA-18 호넷 전투기를 모는 조종사가 됐다. 그는 FA-18 호넷에 탑승한 첫 여성 조종사들 가운데 한 명이다.
현재 미군 내 여성 조종사의 비율은 4%가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슐츠는 전역 전 교관으로 복무했다. 해군에서 여성 조종사의 전투 참가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군에서 남편을 만난 슐츠는 소령까지 진급한 뒤 1993년 예편했다. 그는 지금 남편과 함께 사우스웨스트항공 조종사로 일하고 있다. 부부는 슬하에 남매를 뒀다.
한편 사우스웨스트항공 여객기의 사고는 '금속피로(metal fatigue)' 때문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18일 발표했다. 금속피로란 고속 회전하는 기계장치 등에서 금속이 지속적인 진동에 의해 물러지면서 균열이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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