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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요우커]"190만원 현금으로 살게요"…'쇼핑홀릭' 무슬림 히잡女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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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무슬림 방한객 87만명,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무슬림 관광객 집중
전통시장·백화점 쇼핑…드라마 보고 찾아와
일본보다 저렴해 한국 선호…요우커 뒤이을 큰 손 관광객

말레이시아 관광객들이 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한복을 입은 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말레이시아 관광객들이 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한복을 입은 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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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춘한 수습기자] "드라마 '도깨비'를 보고 한국에 꼭 와보고 싶어 친구들이랑 비행기표를 끊었어요. 시장 둘러본 뒤 근처 백화점에도 쇼핑하러 갈거에요." (말레이시아 관광객 쿠시오 우옌 씨, 27세)
3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남대문시장. 쿠시오 우옌씨를 포함해 히잡을 쓴 여성 4명이 시장 입구로 이어지는 회현역 5번 출구에서 무리지어 나왔다. 일행은 붐비는 시장 골목 사이로 들어가 쇼핑을 시작했다. 리어카에서 판매하는 액세서리를 착용해보고, 티셔츠를 몸에 대보며 사이즈를 대강 가늠하기도 했다. 도깨비 주인공인 공유와 이동욱의 사진이 새겨진 쿠션도 한개씩 샀다. 그들의 양손엔 어느새 쇼핑백이 가득 쥐어져 있었다.

국내 주요 관광지에 무슬림이 쏟아지고 있다.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로 줄어든 방한 중국인 관광객의 빈 자리를 무슬림이 대체하고 있는 것. 경제성장으로 인해 소비력이 높은 무슬림이 한국 관광산업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남대문시장에서 무슬림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남대문시장에서 무슬림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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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무슬림 관광객은 86만5910명이다. 전체 방한 관광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5.6%, 2016년 5.7%, 2017년 6.5%로 매년 증가추세다. 한류드라마를 보고 한국을 관광지로 선택, 일주일 간 가족ㆍ친구들과 함께 단체 자유여행하며 주로 쇼핑을 하는 데 시간을 할애하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이시아가 대표적이다.

남대문 시장에서 의류를 파는 상인은 "중국인들이 빠지고 그나마 무슬림들이라도 와주니까 장사가 되고 시장이 돌아가는 것"이라며 "관광객들을 주로 상대하는 가게들이 많아 어느 나라든 외국인들이 방문해주면 대환영"이라고 미소지었다. 시장에서 20년간 호떡장사를 한 상인 역시 "요즘 히잡 쓴 외국인들이 호떡을 많이 먹으러 온다"며 "최근 무슬림 관광객이 2~3배 정도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같은 날 롯데백화점 잠실점에도 히잡을 쓴 무슬림들이 눈에 들어왔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잠실 롯데월드타워 개장 이후 무슬림 쇼핑객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여성복 매장 직원은 "오전에 매장을 찾은 무슬림 가족이 38만원짜리 가방을 다섯 개나 구매했다"며 "190만원을 현금으로 계산했는데 요즘처럼 중국인 관광객이 빠진 상황에선 매출에 큰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쇼핑 중인 인도네시아 관광객 딘 이드리스씨(42)는 "나와 같은 무슬림들도 점점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있어 중산층까지 한국 관광 여행 붐이 일고 있다"며 "한국이 일본에 비해 투어비가 저렴한 것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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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잠실점 에비뉴엘 6층에 위치한 할랄 인증 레스토랑 '아그라'도 무슬림 관광객들의 안식처다. 이날 점심 식사 시간에도 4~5인 단위의 히잡 손님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었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단연 인도식 커리와 베지테리언 코스. 닭고기 같은 육류를 찾는 손님도 많았다.

이 식당의 매니저는 "평일에는 10팀, 주말에는 15팀 정도가 이곳을 찾는데 무슬림 관광객들사이 입소문이 나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다"고 했다. 이어 "서울시내 백화점 내에선 유일한 할랄푸드 식당인데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이슬람 식단에 맞춘 음식들을 내놔 만족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주요 이슬람 국가 무슬림 관광객 중 동남아(말레이시아ㆍ인도네시아) 국가 비율은 각각 42.8%, 45.73%에 달했다. 합치면 90%에 육박한다.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서 온 무슬림은 11.5%였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아시아 무슬림 관광객은 2012년부터 증가세를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중동 무슬림 관광객 역시 비즈니스나 한국의 의료 기술 혜택을 보기 위해 방문하는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춘한 수습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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