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정책 등 기대감…현대차그룹株 일제히 강세
2015년 삼성물산-엘리엇 분쟁 상기
전문가들 "당시와는 다른 상황…분쟁 가능성 낮아"
[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개입하고 나서면서 현대차그룹주들의 주가가 기대감에 오르고 있다. 2015년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해 반대하고 나서면서 당시 삼성물산 주가가 크게 뛰었던 모습과 비슷한 부분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 측의 대응방안에 따라 그룹주들의 주가 향방은 당시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엘리엇이 주주친화정책을 요구한 것이 이들 주가의 상승 요인으로 보인다"며 "현대차그룹이 아직 배당 정책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내놓은 것이 없기 때문에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엘리엇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엘리엇 측은 "현대모비스, 현대차, 기아차에 미화 10억달러(한화 약 1조500억원) 이상의 보통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현대자동차그룹의 출자구조 개편안은 고무적이나, 회사와 주주를 포함한 이해 관계인들을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각 계열사별 기업경영구조 개선, 자본관리 최적화, 주주환원 방식에 대한 더욱 세부적인 로드맵을 공유해줄 것을 요청했다.
비교적 잠잠했던 삼성물산 주가는 같은 해 6월4일부터 다시 상승세를 달렸다. 이날 삼성물산 주가는 장중 8.79% 오르는 등 4.95% 상승마감했는데, 오전 엘리엇이 경영 참가를 목적으로 삼성물산 지분 7.12%를 장내매수했다고 공시한 것이 요인이었다. 삼성물산 주가는 다음날에도 3.14% 상승했지만 이후 삼성물산 측과 엘리엇의 분쟁이 심화되면서 주가는 부진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효과가 이번에는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삼성 측과 엘리엇의 분쟁이 치열했던 것과 달리 현대차그룹과 엘리엇의 분쟁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은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반대 의견보다는 구체적인 제안을 한 것이기 때문에 분쟁 가능성은 낮다"며 "현대차그룹 측도 배당 강화 등을 약속했기 때문에 일시적인 주가 상승에 그치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학습효과가 있어 양측의 대규모 전면전 가능성은 떨어질 것으로 본다"며 "물론 엘리엇이 처음에는 현대차그룹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의 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지만, 일정 부분 양보해 실리를 취하는 전략을 쓸 것"이라고 예측했다.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대형마트 치킨 봉지서 파리…껍질엔 흰 물질도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