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으로 한국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자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인구 6억3000만명(세계 3위)을 자랑하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으로 눈을 돌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11월 제19차 한ㆍ아세안 정상회담에 참석, 2016년 기준 1188억달러 규모의 대(對)아세안 교역 규모를 2020년까지 2000억달러로 늘리겠다는 '신(新) 남방정책'을 발표하며 아세안에 힘을 실었다.
2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ㆍ아세안 연간 교역액은 1490억달러로 1년 새 무려 2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ㆍ아세안 교역액은 2014년 1380억달러로 정점을 기록했으나 2015년 1198억달러, 2016년 1188억달러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작년엔 반도체 초호황이 아세안 교역 규모 확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곽성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APEC연구컨소시엄 사무국장은 "메모리 수출이 2016년 310억달러에서 지난해 591억달러로 약 두 배 증가하면서 교역액도 크게 늘었다"면서 "갑작스러운 경기 변동이 없다면 2020년 2000억달러 돌파도 가능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세안은 그동안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생산 거점으로서만 강조됐으나 최근 몇 년간 소득 수준이 크게 증가, 중산층이 두꺼워지며 소비시장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4개국의 2009~2016년 연간 경제 성장률은 4.8%에 이른다.
특히 아세안 주요국들은 개인용컴퓨터(PC)를 건너뛰고 스마트폰 시대로 직행하면서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창업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차랑 공유 업체 그랩, 전자상거래 기업 라자다는 이미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테크인아시아에 따르면 지난해 동남아 지역 스타트업은 전년도(25억2000만달러)보다 무려 211% 증가한 78억600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정보통신(IT) 강국을 자처하는 한국은 동남아 한류 열풍과 맞물린다면 단순 생산기지 이외에 새로운 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하노이(베트남)=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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