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밤 깊은 마포종점 갈 곳 없는 밤전차….”
이 장소는 한 가지의 역사적 사실을 더 가지고 있다. 1919년 3월1일 3.1운동이 벌어진 날 밤늦은 시간까지 시위를 벌이던 장소였다. 당시 일본 육군성이 작성한 독립운동에 관한 문건에 보면 탑골공원에서 독립선언식 이후 서울 시내 각처에서 벌어진 만세시위는 해질 무렵부터 교외로 번져나가, 오후 8시께 약 1000명의 군중이 마포전차종점 부근에 모여 독립만세 시위를 벌인 것으로 나온다.
오늘(1일)은 99주년 3.1절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빨간 날’의 여유에 주변에 있는 3.1운동 사적지를 찾아가 보는 건 어떨까.
우리 주변에 3.1 만세시위 거리나 장소 등이 있으나 정작 시민들은 잘 모르는 형편이다. 지난달 27일 만난 마포대로 인근 빌딩에서 관리인으로 일하는 남모(75)씨는 “여기가 만세운동을 한 장소였는지 몰랐다”고 했다. 길가 한 편에 ‘3.1독립운동기념터;마포전차종점’이라고 쓰인 작은 비석이 놓여 있었으나 시민들이 알아차리기엔 역부족으로 보였다.
이어서 찾은 종로구 태화빌딩을 찾았다. 이곳은 원래 태화관이 있던 자리다. ‘삼일독립선언유적지’라고 적힌 큰 돌에 태화관의 유래가 적혀 있었다. 태화관은 요리점 명월관의 분점으로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29인이 모여 독립선언식을 가진 장소다. 만해 한용운(1879(고종 16)~1944)의 선창으로 대한독립만세를 부른 민족대표들은 전화를 받고 출동한 일제 경찰에 연행됐다.
태화관의 유래에 대해 읽고 있던 강모(70·경기 광주시)씨는 “태화관 터를 처음 와 봤다”며 “역사적인 장소인데 많은 시민들에게 더 많이 알려졌으면 한다”고 했다.
김한종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우리 주변에 3.1운동을 기억할만한 장소가 매우 많다. 그런데 유심히 보지 않으면 잘 모른다”며 지방자치단체나 교육청 차원에서 사적지들을 둘러 볼 수 있는 체험 학습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 시민 대상으로 운영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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