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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침 주범 정권따라 바뀌냐" 천안함 유족들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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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우 유족회장 "김영철 소행 미확실 입장 바꿔"
이성우 천안함46용사유족회 회장이 24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북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한에 대한 천안함46용사 유가족과 생존 장병의 입장을 담은 항의서한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성우 천안함46용사유족회 회장이 24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북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한에 대한 천안함46용사 유가족과 생존 장병의 입장을 담은 항의서한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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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천안함을 폭침시킨 장본인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았어요. 정부의 말바꾸기에 분노를 느낍니다."
천안함46용사유족회 이성우 회장은 26일 오전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자식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자가 왔는데, (정부가) 이를 수용했을 때 (먼저) 유족에게 통보라도 하는 것이 예의"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정부가 유족들을 얼마나 무시하는지 보여준 처사"라며 "천안함 유족들이 (대대적으로) 집회에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성토했다.

전화기 너머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분노의 또 다른 표현이었다. 천안함 폭침의 주범으로 지목받아온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전날 오전 경의선 육로를 거쳐 입경했다. 파주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서울로 향하는 길목인 통일대교 남단에선 유족들과 야당 정치인들이 나서 김영철의 서울행을 온몸으로 막아섰다. 하지만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남측 땅을 밟은 김영철이 우회로를 통해 평창으로 향했다는 소식을 접할 수밖에 없었다. 유족들은 뒤늦게 청와대 앞으로 자리를 옮겨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만나겠다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김영철의 방남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터였다.
이 회장은 "참담함을 금할 수 없었다"며 "집회를 하는 과정도 힘들었지만 유가족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김영철이 내려온 것에 대해선 여전히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김영철의 일정도 공개하지 않고 우회도로를 이용해 방남시킬 만큼 (김영철의 방문이) 그렇게 중요한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를 대승적 차원에서 이해하기 전에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북한의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선행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정부가 바뀌었다고 천안함을 폭침시킨 장본인이 바뀌는 건 아니다"라며 정권에 따라 말을 바꾸는 국방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2010년 5월 황원동 국방부 정보본부장은 외신기자간담회에서 천안함 피격사건과 관련, "북한은 대남 공작부서 등을 통합해 정찰총국으로 개편했다"며 "정찰총국이 주도했다는 명확한 결론을 얻지 못했지만 과거 아웅산 테러, 대한항공 폭파 등의 전례로 봤을 때 정찰총국이 (천안함 폭침을) 주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국방부는 "천안함 폭침이 김영철의 소행일 가능성을 놓고 결론을 내린 적이 없다"며 입장을 번복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지난 25일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석하기 위해 내려온 김영철 등 북한 고위급대표단은 유족과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점거 농성을 벌이는 통일대교를 피해 통일대교 동쪽의 전진대교를 거쳐 서울로 이동했다. 국방부는 북한 고위급대표단이 통일대교를 우회해 방남한 도로가 '군 작전도로'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 군사도로나 전술도로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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