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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세계 엘리트들의 '난민체험' 화제…공포·분노·무력감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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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머리 엎드려!" "국경쪽으로 달려!" 스위스 다보스에서 23~26일(현지시간) 개최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는 간접적으로 난민 생활을 체험해볼 수 있는 세션이 마련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참여자들은 약 1시간 30분간 직접 난민이 돼 반군을 피해 도망치고, 누추한 캠프에 머무르면서 난민신청절차를 밟게 된다.

행사를 준비한 비정부기구(NGO) 크로스로즈 관계자는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매일 난민 위기에 대한 뉴스가 나오지만, 선진국에서는 실감하지 못한다"며 "다보스포럼에 세계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엘리트들이 모이는 만큼, 체험을 통한 난민문제 개선, 근본원인인 분쟁 해결을 위한 진지한 논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체험 행사는 허름한 마을의 세트장에서 시작된다. 이장 역할을 맡은 한 남성이 "반군이 곧 마을을 덮칠지도 모른다"고 참여자들에게 말하자마자, 갑자기 격렬한 총소리와 함께 반군이 등장한다. 이장과 반군 등 주요 역할은 실제 난민 출신과 NGO 관계자들이 맡았다. 참여자들은 영문도 모르는채 삶의 터전을 버리고 연기가 자욱한 길을 달려 도망친다. 이 과정에서 군인들에게 돈을 뺏기고 맞기도 한다.

국경 인근 난민 캠프에 도착해서도 무장군인들의 욕설과 명령이 쏟아진다. 참여자들은 아침마다 난민신청서를 적고 헤어진 가족들을 찾지만 진전이 없는 생활을 반복하게 된다. 한 참여자는 "군인들에게 밤낮없이 난폭하게 다뤄지며 비록 간접경험이지만 모두의 얼굴에 고통스런 기색이 떠올랐다"고 전했다.

참여자 대다수는 프로그램이 끝난 후 진행되는 토론시간에서 다음에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모르겠다는 공포, 심한 스트레스, 무력감, 분노, 여성으로서의 공포 등을 토로했다. 군인역할을 맡은 현장책임자는 "체험행사에서 느끼는 스트레스는 실제 난민들의 고통과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며 "매일 자해하는 어린이, 청소년도 무수히 많다"고 말했다. 난민캠프의 열악한 상황도 현실은 더 심각하다. 만성적인 자금·물자 부족에 부패가 만연한 국가들에 설치된 난민캠프들이 대다수여서다. 착취와 폭력, 여성·아동에 대한 강간, 인신매매 등도 지적된다.
난민 문제는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혁명, 각국 경제정책과 더불어 올해 다보스포럼의 주요 논의의제 중 하나로 꼽힌다. 유엔난민기구통계에 따르면 2016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분쟁·박해로 발생한 난민 수는 6560만명으로 추산된다. 전 세계 113명 중 1명 꼴, 영국 인구보다도 많다. 10년 전보다는 66%, 최근 3년간 기준으로는 40% 급증했다. 신문은 "21세기 국제사회 전체가 부담해야 할 무거운 과제"라고 평가했다.

한편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4일(현지시간) 특별연설에서 난민문제와 관련한 유럽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지소굴(shithole)'이라고 비하했던 아프리카에 대해 "우리는 식민지시절 (아프리카에) 많은 빚을 졌다"며 "아프리카를 돕고 경제 발전 파트너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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