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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화의 피스토크]준비된 정부, 멀리 뛸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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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기다렸던 대화가 시작됐다. 지난 9일 남북이 고위급 회담을 마쳤고,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논의를 위한 회담, 군사당국회담 등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국민적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남북 고위급 회담은 성공적이란 평가다. 정부가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불신과 잡음이 끊이지 않았지만 미국과의 공조를 통해 대화 초반의 분위기를 잘 이끌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원칙과 협력 덕분"이라고 공을 돌리는 노련미를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공치사에 "적절한 시점과 상황에서 미국은 북한이 대화를 원할 경우 열려 있다"고 말해 북미대화 가능성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북한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남북 간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어떤 군사적 행동도 없을 것임을 분명하게 알려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남북 간의 대화에 대해 미국이 반기지 않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단박에 씻어 내리면서 한미 공조가 더욱 탄탄해졌음을 알렸다. 문 대통령은 불과 몇 분간의 전화통화로 지난해 한해 동안 우리 외교가 거둔 성과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낸 셈이다.

새해 들어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 통화했다. 평창올림픽 기간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하지 않기로 합의했고, 평창올림픽에 마이크 팬스 부통령을 대표로 한 미국의 고위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는 약속도 받아냈다.

대화의 분위기가 다져진 만큼 이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고위급 회담의 순조로운 출발로 첫 단추를 잘 꿰었다는 평가를 받지만 지금부터가 대화의 시작이라는 점을 정부는 잘 알고 있다.

남북 군사당국회담이 그 첫 관문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르면 다음 주 개최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정확한 시기는 예측이 어렵다. 다만, 평창올림픽 이전에 회담이 개최될 것이란 점은 확실시 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11일 남북 군사당국회담 개최 시기에 대해 "군사당국회담 개최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면서도 "다만, 이미 고위급 회담에서 합의가 된 데다 수시로 연락할 수 있는 군 통신선이 열린 만큼 빨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 의제와 관련해 이 관계자는 "비교적 덜 민감한 문제부터 접근할 것이다. 지난해 7월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제안한 이후 착실하게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예상되는 의제들을 잘 풀어나갈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부와 오랜 군사적 긴장 이후의 대화 국면에 거는 국민적 기대감을 잘 알고 있다. 부담은 있지만 성과보다 큰 원칙을 유지하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국책연구기관 한 연구원은 "군사회담이긴 하지만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의 안전 문제 등이 주요 의제가 되지 않겠느냐, 비핵화 문제를 꺼내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비핵화 문제를 제외하더라도 서해상 우발충돌 방지, 군사분계선의 대북 확성기 선전 중지 등 난제가 많다"고 말했다.

박정진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평창올림픽에 대한 평화적 지원 등을 의제로 올림픽 이전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군사당국회담은 강경파들의 회담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비핵화를 어떻게 설득 시키느냐가 화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북한은 이번 회담을 북미 간 회담의 전초전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회담을 망치려 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에 대한 비핵화가 주된 의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의제로 빠질 수는 없기 때문에 비핵화에 대한 수위 조절이 회담의 중대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교수는 "북한이 '비핵화는 남한과의 대화 의제가 아니다'라고 나올 가능성도 있다"면서 "그러나 북한도 북미 간 대화로 가기 위해서는 이번 회담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회담을 망치지 않기 위해 성의 있는 태도로 회담에 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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