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못내겠다" 항의나선 사우디 왕자 11명 체포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이 전기요금을 내지 못하겠다고 주장하며 궁전에서 집단항의에 나선 왕자 11명을 체포했다고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셰이크 사우디 알모젭 사우디 검찰총장은 이날 "이들은 자신의 요구가 합법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4일 리야드에 있는 카스르 알후크 궁전에 모여 미납한 전기요금을 직접 내라는 왕의 지시를 취소해줄 것을 요구했다"며 "나가달라는 요청을 거부하며 평화와 질서를 혼란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체포 후 이들 왕자는 여러 혐의로 기소된 상태"라며 "재판이 있을 때까지 수도 남쪽 알 헤어이 교도소에 수감돼있다"고 덧붙였다.

살만 사우디 국왕은 왕가가 누렸던 법적·재정적 특권을 줄인다는 방침하에, 이들 왕자가 미납한 전기요금을 모두 납부하고 이들에게 지급했던 전기와 수도 보조금도 유예할 것을 지시했다.

알모젭 검찰총장은 "이번 지시는 모든 국민이 평등하고 법을 어기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든지 응당한 책임을 진다는 사실을 명확히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반(反)부패위원회는 앞서 고위급 인사와 왕자 수백명을 부패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