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미운오리, 따이공③]보따리상 눈치보는 면세점…"대폭 할인에 의전 지극정성"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中관광객 급감에도 외국인 대상 장사는 호조?
따이공 대량 구매, 불법 유통 등 부작용 소지도
면세점들, 대대적 할인에 수익성 '뚝'…적자 행렬


한 서울 시내 면세점 매장 모습. 손님이 들지 않아 한산하다.(사진=아시아경제 DB,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한 서울 시내 면세점 매장 모습. 손님이 들지 않아 한산하다.(사진=아시아경제 DB,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여파가 올해 들어 내내 국내 면세점들을 옥죄고 있다. 이 와중에 나타난 외국인 매출 증가세는 면세업계를 혼란스럽게 한다. 중국인 보따리상(代工·따이공)의 싹쓸이 때문인데, 근본적인 불황 해결책이 아닐 뿐더러 유통 구조 왜곡 우려도 제기된다.
18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면세점의 외국인 이용객은 105만9565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191만7166명)보다 44.7% 급감했다. 중국 정부의 한국 단체관광상품 전면 금지 조치(3월15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영향이 컸다. 7월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69.3% 감소한 28만1263명에 그쳤다.

매출의 80%가량을 책임지던 중국인이 돌아올 기미가 없지만, 어느 샌가 외국인 대상 장사는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 7월 면세점 외국인 매출은 6억9371만 달러로 1년 전 6억3751만달러보다 8.8% 증가했다. 외국인 매출은 지난 2월 9억달러 수준에서 지난 4월 5억달러대로 곤두박질쳤다. 그러다 5월부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여 7억달러에 근접했다.

동남아시아 등 여타 국가에서 온 관광객이 중국인의 빈자리를 메우기엔 역부족이다. 중국인 방문객 수와 매출에 이러한 괴리가 나타나는 배경엔 따이공이 있다. 따이공이 국내 면세점에서 대량으로 면세품을 사들이고 있는 것.
실제로 중국에서 방한 단체여행상품이 금지되고 한국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급속히 확산한 3월 이후부터 외국인 관광객 1인당 국내 면세점 평균 구매액은 가파르게 증가해왔다. 7월 외국인 1인당 매출은 약 655달러로 1년 전(333달러)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 지난해 7월과 올해 7월 내국인 1인당 매출이 각각 111달러, 110달러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일각에선 보따리상의 대량 구매가 불법 유통 등 부작용 소지가 있음에도 실적을 유지해야 하는 면세점들이 이를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면세점 매출 및 이용객 수 현황.(자료=한국면세점협회)

국내 면세점 매출 및 이용객 수 현황.(자료=한국면세점협회)

원본보기 아이콘

7월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9억8255만달러로 9억536만달러를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전월과 비교해서는 1.8% 소폭 개선됐다. 전체 매출은 지난 4월 저점을 찍은 이후 3개월 연속 회복세다.

적자 행렬에서 알 수 있듯 면세점들의 수익성은 크게 떨어졌다. 업계가 고객 유치를 위해 대대적인 할인과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매출이 발생해도 이익은 크지 않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조5530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26억원에서 74억원으로 96.8% 급감했다. 롯데면세점 1분기 영업이익이 372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2분기에 298억원 적자를 본 셈이다.

2위 신라면세점의 상반기 매출은 1조7182억원 규모로 지난해보다 3.0%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431억원에서 249억원으로 42.1% 감소했다. 2분기만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47% 줄었다.

이 밖에 대다수 신규면세점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1분기 16억원, 2분기 44억원 등 상반기 60억원 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한화갤러리아면세점은 상반기 270억원대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한 한화갤러리아는 제주공항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했다. 올해 초엔 임직원들이 연봉과 상여금 일부를 자진반납키로 했다. 두산의 두타면세점과 하나투어의 SM면세점도 올해 상반기 각각 170억원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HDC신라면세점은 신규면세점 중 유일하게 올해 상반기 흑자를 달성했으나 영업이익은 1분기 11억500만원에서 2분기 9400만원으로 축소됐다.

면세점 매출이 정상화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면세점 사업자 선정 특혜 파문까지 불거져 회복세는 더욱 요원해졌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최근 사내게시판을 통해 "사드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매출 감소는 과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사태를 제외하면 롯데면세점 창립 이후 유례없는 충격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韓, AI 안전연구소 연내 출범…정부·민간·학계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해병대원 특검법' 재의요구안 의결…尹, 거부권 가닥 김호중 "거짓이 더 큰 거짓 낳아…수일 내 자진 출석" 심경고백

    #국내이슈

  • 중국서 뜬다는 '주물럭 장난감' 절대 사지 마세요 "눈물 참기 어려웠어요"…세계 첫 3D프린팅 드레스 입은 신부 이란당국 “대통령 사망 확인”…중동 긴장 고조될 듯(종합)

    #해외이슈

  • [포토] '단오, 단 하나가 되다' [포토] 중견기업 일자리박람회 [포토] 검찰 출두하는 날 추가 고발

    #포토PICK

  • "앱으로 원격제어"…2025년 트레일블레이저 출시 기아 EV6, 獨 비교평가서 폭스바겐 ID.5 제쳤다 車수출, 절반이 미국행인데…韓 적자탈출 타깃될까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가짜뉴스 막아라"…'AI 워터마크' [뉴스속 용어]이란 대통령 사망에 '이란 핵합의' 재추진 안갯속 [뉴스속 용어]한-캄보디아 정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