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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의 도시이야기]투기지역과 달동네 한자리있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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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의 도시이야기, 중계동
도시개발 양극화 심화
백사마을 정비계획 재추진..기존 구역 상당수 보전키로


새벽녘에 바라본 백사(104)마을 일대

새벽녘에 바라본 백사(104)마을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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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지명은 과거 한천이라 불리던 중랑천에서 따왔다. 인근의 상계·하계동이나 월계동의 지명 역시 마찬가지다. 공통으로 들어간 계(溪)는 시내를 뜻하는 한자로, 중계동은 하천의 중간 즈음에 있다해 붙여졌다. 1963년 서울에 편입되기 전까지 경기도 양주군에 속해 있다가 1973년 도봉구로 편입됐고 1988년 노원구가 생기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이후 중계동에 관심 갖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은 강남구 대치동 못지않은 학원가가 중계동의 은행사거리 일대에 밀집하면서였다. 학군 때문에 거주수요가 항시 몰려들었고 최근엔 상대적으로 아파트값이 싼 지역으로 꼽히면서 본인 돈은 거의 안 들이고 세입자 보증금과 대출로 집을 사들이는 '갭투자'의 주요 표적이 됐다. 이번 8ㆍ2 부동산대책에서 노원구가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 불리는 백사마을도 중계동에 있다. 번지수(중계본동 104번지)에서 이름을 딴 백사마을은 1967년 당시 도심개발로 청계천이나 영등포의 판잣집을 철거하면서 밀려난 이주민들이 자리 잡은 터다.

백사마을의 탄생부터 지금까지의 발자취는 우리나라 현대 도시개발사의 어두운 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1960년대 이주 당시 한 가구당 만원씩 이주비를 받았고 산 중턱에 마련된 99.17㎡ 남짓한 천막이 전부였다고 한다. 이곳도 4가구가 나눠 쓰도록 했다. 개발에 따른 과실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이주와 철거, 그로 인한 고단함이 향하는 곳은 분명하다. 백사마을 거주민의 생활사는 마을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개발 혹은 재개발로 인한 비극은 백사마을만의 얘기는 아니다. 중계동 위쪽 상계동 판잣집에 살던 이들은 1980년대 올림픽 개최를 이유로 서울 외곽지역이나 경기도로 쫓겨났다. 재개발과정에서 공권력과 철거민의 대치로 생명을 잃은 용산 참사가 불과 몇 해 전이다. 생긴 지 40여년이 지나 이번에는 재개발로 갈등이 불거졌다는 점에서 백사마을의 기구함은 부각된다.

개발방식을 둘러싼 주민들 간의 대립, 정비를 맡은 공공기관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정비사업은 수년간 표류하기도 했다. 최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와 지자체, 주민대표회의는 정비사업 시행약정을 맺고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백사마을 정비계획의 가장 큰 특징은 전면적인 철거 후 신축이 아니라 기존 구역 상당수를 보전키로 한 점이다. 2011년 서울시가 저층주거지 보전방식을 도입해 처음 적용한 마을이기도 하다. 기존 거주민의 공동체나 지역고유의 문화를 유지하려는 방안이다. 새 정부의 국정과제인 도시재생과도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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