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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의 도시이야기]정치·종교·자본, 의문의 커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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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의 도시이야기, 서울 강남구 삼성동
베일싸인 현대차 한전부지 입찰, 40년전 봉은사 매각 데자뷔


1995년 촬영한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 인근<자료:서울시>

1995년 촬영한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 인근<자료: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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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서울 강남에서도 근래 2~3년간 자본이 가장 주목한 곳은 단연 삼성동(三成洞) 일대다.
남북을 가로지르는 영동대로에는 급행철도 등 복합환승센터를 짓기 위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소매를 걷었고 몇 년이 지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빌딩도 생긴다. 각종 개발호재의 중심에는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있다. 이곳 지명은 봉은사와 무동도, 저자도(닥점) 등 일대에 있던 세 마을을 하나의 행정구역으로 합하면서 유래됐다.

단군 이래 단일부지 입찰로 최고가를 기록했다는 서울 삼성동 옛 한전부지 매각과정은 여전히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현대차가 새 주인이 됐지만 입찰에서 경쟁한 삼성이 얼마를 써냈는지가 밝혀지지 않아서다. 2014년 당시 현대차는 감정가액의 3배가 넘는 10조5500억원을 써 낙찰받았다. '무리해도 6조원, 7조원을 넘길 일은 없을 것'이란 주변의 예상은 빗나갔다.

베일에 싸인 매각과정은 공교롭게도 40여년 전 같은 터를 정부가 사들일 때도 있었다. 1970년대 봉은사가 정부에 땅을 파는 과정은 겉으로나 서류상으로나 별다른 하자가 없었다. 그러나 종파 내 일부 반대에도 거래가 일사천리로 진행된 점이나 매각에 참여한 이들이 훗날 남긴 이야기를 들어보면 서슬 퍼런 정치권력의 그림자가 아른거린다. 땅을 싸게 산 과정도 석연찮은데 판 가격도 만만치 않다. 삼성동에 얽힌 비화는 정치와 종교, 자본이 한데 얽히고설킨 우리 현대사의 어두운 단면이다.
당시 서울시 도시계획국 간부로 있던 손정목씨나 전임자 윤진우씨의 인터뷰 등을 보면 정부는 삼성동 일대 부지를 매입하겠다고 방침을 정하고 '작업'에 들어갔다. 매입목적은 불분명하다. 당시 상공부청사와 산하기관이 들어설 부지로 쓰기 위해 김현옥 서울시장은 윤씨에게 적절한 부지를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이는 공식문서로 남아있다. 그래서 나온 게 지금의 삼성동 한전부지와 코엑스, 아셈타워 일대다.

하지만 매입 후에도 한국전력만 본사를 옮겨왔을 뿐 나머지는 1970년대 중반 나온 수도권 인구재배치 계획에 따라 새로 마련하는 과천청사로 들어갔다. 정부가 남산 일대 중앙공무원교육원을 팔려고 내놨고, 당시 조계종이 이 터를 동국대 교육원으로 쓰고자했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당시 다른 종교단체가 공무원교육원 부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돌았던 점, 결과적으로 당시 시세의 절반 남짓에 거래가 이뤄진 점 등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혹이다. 손씨는 당시 정권 실세로 꼽히던 이후락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조계종 신도회장으로 있던 점을 주목했다. 정부가 강남 일대 부동산투기에 나서면서 이 전 실장이 드러난 적은 거의 없으나 당시 신도회를 이끌며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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