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는 이유는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재점화, 외국인의 IT 투매, 원화 약세 및 환율 변동성 확대 등 때문이다. 외신과 시장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 현 긴장상태가 강대강의 무력충돌로 비화될 여지는 극히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괌을 겨냥한 북한 측 기습도발은 그간 일상다반사격으로 반복됐던 미사일 핵실험 파장을 넘어 미국에 대한 본격적 선전포고 행위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다. 21일 을지훈련에 대한 북한 내부의 사전적 경계감과 막무가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 설전이 만들어낸 시장측면 단기 노이즈 성격이 우세하다. 차익실현과 숨 고르기를 고민하던 시장에겐 울고 싶었던 찰나 뺨 맞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셈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시장이 대북 리스크로 혼란스럽지만 흥미로운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원화가 약세로 흐르 면서 외국인 매도가 확대되고 있지만 매도 물량의 90% 이상이 IT 업종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7월 24일 이후 외국인 투자자는 거래소에서 2조7000억원의 주식을 매도했다. 2조5000억원이 전기전자 업종의 두 회사(삼성전자 보통주 우선주 1조6400억원, 하이닉스 5500억원)에 집중됐다. 반면 동 기간에 금융은 2340억원, 화학은 616억원, 철강은 1480억원을 매수했다. 일각에서는 반 농담 삼아 정말 전쟁나면 공급이 타이트한 반도체 품귀가 더 심 해질 텐데, 전쟁 난다고 반도체 이렇게 파는게 말이 되냐는 소리도 한다. 어느 정도 일리 는 있다. 결국 대북 리스크로 외국인 매도가 나온다고 보기 어렵다는 소리다.
최근의 시장 하락은 8개월 연속 별다른 조정이 없었기 때문에 차익실현 욕구가 커져있 던 상황에서 대북 이슈가 가세하면서 원화가 약세로 전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리와 물가, 경기회복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급격하게 올라가면서 시 장 환경이 급격하게 전환되고 '모멘텀을 팔고 인플레이션을 사는(Sell Momentum, Buy Inflation)' 적극적인 포지션 변경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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