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시킨은 이발소나 물방앗간, 돼지농장의 주인이 아니라 러시아의 국민 시인·소설가다. 그는 자신을 모욕한 프랑스인 귀족과 결투를 벌이다 서른여덟 나이에 총상으로 요절하기까지 시, 희곡, 소설 등 다양한 문학 장르에 걸쳐 다채로운 문학 세계를 열었다. 러시아 시문학의 황금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그가 운문 형식에 한계를 느끼고 산문을 쓰기 시작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리고 유일하게 완성한 장편소설이 <대위의 딸>이다. 이 작품은 러시아 리얼리즘 산문 전통의 효시가 되었다. 그의 뒤를 이은 고골,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등이 모두 푸시킨을 위대한 작가이자 가장 존경하는 작가로 손꼽았다.
출판사에서는 책의 띠지에 큰 글자로 ‘가장 위험한 시인의 가장 위험한 정치소설’, 작은 글자로 ‘유시민이 극찬한 러시아 소설의 전형’이라고 인쇄했다. 노무현 정권 때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일한 유시민이 '청춘의 독서'라는 책에서 이 소설을 소개하면서 단순한 애정 소설이 아니라 연애 소설로 위장한 역사소설이자 정치소설이라고 평가하였는데 이 정도면 극찬은 극찬이다. 이 띠지가 책 판매에 얼마나 도움을 줄지는 모르겠지만.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푸시킨 지음/이영의 옮김/새움/1만2800원>
◆부유하는 혼=일본 도쿄, 식당에서 힘들게 일해서 번 돈을 시어머니에게 모두 빼앗기는 란코는 하루 일이 끝나도 집에 가면 또다시 집안일을 해야 한다. 유명한 작가였던 란코의 어머니는 딸을 버리고 한국으로 떠났지만 란코는 어머니를 그리워하면서 작가가 되기를 꿈꾼다. 무능한 남편과 쌀쌀맞은 시부모 사이에서 아이를 지켜내기 위한 란코의 삶은 고단하기만 하다. 어느 날, 이런 생활을 더 이상은 이어나갈 수 없다고 결심한 란코는 영적인 기운이 자신을 도울 거라 믿고 시어머니 방 앞에서 부적을 태우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시어머니를 피해 아이만 데리고 집을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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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만으론 못 버텨요"…직장인 55만명, 퇴근하고...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