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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서풍 그치니 미세먼지 뚝]미세먼지 1t 줄이려면? 경유세 인상 아닌 도로 물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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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정부의 경유세 인상 발표 앞두고
학계 "경유세 인상이 효과적인 미세먼지 저감방안 아니야" 연구결과 속속 발표


미세먼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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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탈(脫)원전, 화력발전 신규건설 금지 등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펼치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경유세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가 마련 중인 3차 에너지 세제개편안의 핵심은 경유세 인상이다.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와 미세먼지 사태로 촉발된 세제 개편안 논의를 현 정부가 이어받아 강행하는 것이다. 다음달 공청회를 앞두고 학계에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경유세 인상은 실효성이 떨어지는데다 정부 분석에 허점을 지적하는 연구결과를 속속 내놓고 있다.

◆미세먼지 1t 줄이려면 도로 물청소, 매연저감장치 장착, 노후차 폐차부터
20일 구윤모 서울대 교수가 발표한 '효율적인 미세먼지 저감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미세먼지(PM2.5·지름이 2.5㎛ 이하 입자상태)를 1t 감축하는데 가장 비용이 덜 들어가는 방안은 자동차가 다니며 발생하는 비산먼지를 줄이기 위해 포장도로에 물을 뿌려 청소하는 방안(500만원)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화물차에 매연저감장치를 부착(1억3700만원)하거나 노후 화물차를 조기폐차(2억2600만원) 하는 것 등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에 의하면 미세먼지를 1t 줄이는데 가장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방법은 친환경차 보급(129억200만원)이었다. 구 교수는 "미세먼지 1t 감축에 들어가는 비용이 클수록 비용 대비 효율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정유업계는 미세먼지 저감 방안으로 경유세가 인상되면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유발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만약 정부가 경유의 상대가격비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인상하면, 19일 기준으로 경유는 리터(ℓ)당 약 64원 정도 상승하게 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는 '휘발유 대 경유' 가격 비율이 '100:85' 비중인데, OECD 평균 수준은 '100:90'"이라며 "이를 현재 휘발유와 경유 가격에 대입해보면 최소 리터당 60원 안팎으로 차이가 나기 때문에, 국민들의 주머니에서 미세먼지 저감 비용을 꺼내 쓰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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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LPG도 경유 못지 않은 미세먼지 배출…정부측 연구 허점 있어

이창준 부경대 교수는 정부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시스템의 허점을 꼬집었다. 이 교수는 '미세먼지 발생원 배출량 분석 및 개선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립환경과학원의 오염물질 산정방법을 보면, 경유차만 미세먼지 배출량을 측정하고 휘발유와 액화석유가스(LPG) 차는 배제했다"며 "하지만 국내외 조사에서는 휘발유와 LPG도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경유 대비 휘발유와 LPG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각각 85.7%, 95%로 나타났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휘발유와 LPG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경유 못지않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휘발유차는 0.006g/km, LPG차는 0.005g/km의 미세먼지를 배출한다. 경유는 0.046g/km으로 조사됐지만 매연저감장치 장착·유로3·유로5 배출기준을 고려하면 실제 배출량은 10% 수준이다. 경유 대비 휘발유와 LPG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질량 기준 각각 77~146%, 84~146%에 이른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모든 화석연료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미세먼지 배출을 한다는 것에 근거하면 경유세만 올리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며 "미세먼지를 줄이는 효과도 크지 않고 국민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경유세 인상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경유를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몰아 세금을 올릴 게 아니라, 지금까지 휘발유와 경유에만 지나치게 세금이 쏠린 정책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조영탁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석탄화력발전소도 미세먼지 주요원인인 것을 감안하면 석탄 세제를 높여 사용부터 줄여야하는데, 전체 에너지 세제의 88%가 휘발유ㆍ경유에만 집중돼 있다"며 "발전용 연료에 대한 과세를 개편하는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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